상담소 활동가 지식탐구생활: 독서 스터디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안녕하세요 ☺️ 상담소 활동가 여름입니다.

 

이번에는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이라는 책을 가지고 독서 스터디가 진행되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다시 말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논쟁을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이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운동·연구·기억의 방식 자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문에서는 ‘위안부’ 문제의 공론화 시작점을 1991년 김학순의 증언이 아니라, 1946년 도쿄전범재판으로 돌려 보자고 제안합니다. 일본 제국의 전쟁범죄를 심판하는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가 전쟁범죄 항목에서 사실상 배제된 책임이 일본 정부뿐 아니라 연합국에도 있다는 점을 짚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식민지 여성 개인의 피해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전쟁 체제와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1부의 큰 맥락을 보면,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내부의 시선에서 성찰하고 있습니다. 식민 지배에 상처 입은 “민족의 여성”이라는 틀에 기대는 과정에서, 일본인 ‘위안부’, 공창제, 배봉기와 같은 비가시화된 존재들이 어떻게 주변으로 밀려났는지를 다시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영화 <귀향>의 성폭력 재현 방식이나 ‘소녀상’을 둘러싼 윤리적 소비, “순결한 피해자” 이미지에 대한 비판을 통해,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상징과 언어가 운동을 넓히는 동시에 어떤 한계를 만들어 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2부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연구와 담론을 역사화하는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영어권 학계에서의 ‘위안부’ 연구 동향, 전쟁문학과 번역 속에서 재현된 ‘위안부’ 이미지, 피해자를 숫자로만 셈하려는 경향 등이 차례로 다뤄지는데요. 특히 여성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립 구도가 실제로는 강제, 자발이라는 이분법에 갇힌 허구적 구도라는 지적, 그리고 국적과 전시, 평시의 경계를 넘어 회복적 정의의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시 사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위안부’ 문제는 더 이상 “이미 다 알고 있는 과거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언어와 기준으로 성폭력·전쟁·국가 책임을 말할 것인지를 시험하는 현재형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스터디를 통해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연합국, 국제사회, 학계, 운동 주체 모두에게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이 있다는 책의 문제의식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질문을 이어갈지 고민해 보는 출발점이 되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