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주제 글쓰기] ‘나의 든든한 육아 조력자 아버지’

 

글쓰기의 주제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 또는 돌봄을 받은 경험’을 정하기로 하였을때 나는 최근 몇년간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2020년 봄에 쌍둥이를 출산하였다. 어렵게 임신한 아이들이다보니 건강히 무사히 출산하는것이 1차 목표였기에 육아 과정까지 세세히 계획하진 못했었다. 여기엔 쌍둥이 임신을 알게된 후 기쁨과 동시에 이런 저런 걱정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내게 “낳으면 다~키우게 되어 있다”는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해주시며 나를 안심시킨 어머니의 말도 한몫 했으리라.

 

출산을 앞두고 출산 후를 계획할 때 나는 조리원 2주와 산후도우미 서비스 한달을 계획하였는데 그 이후 육아 과정에 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가 고민이 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연장해서 받으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도우미 서비스 금액이 생각보다 컸고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된 상황에서 무리한 지출로 여겨졌다. 배우자의 육아 휴직은 내 육아휴직 1년(당시 계획으론 1년만쓰고 복직 하기로 했기때문에)이 끝날때 바통터치를 하기로 하였기에 우선은 아껴두기로 한 상태라 낮에 나 혼자 있을때 다른 사람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다.

 

가까운데 거주하시고 낳으면 다 키울수 있다며 걱정말라던 어머니가 떠올랐고 낮시간에 아이를 봐줄 것을 부탁했을때 어머니는 기다렸다듯이 아버지를 추천했다. “너 애기때 아빠가 밤 기저귀 다 갈아 줬다, 게다가 애들을 이뻐하니 엄청 잘 볼수 있을거야!! “ 어머니의 긍정적이고 확신에 찬 말에 홀린듯 넘어간 나는 아버지에게 부탁했고 개인 시업자로 근무시간 조절이 가능했던 아버지의 손주 돌보기는 그렇게 얼렁뚱땅 결정되었다.

 

아버지는 오전엔 아버지 일을 하시고 점심 이후부터 사위가 오기전까지 아이들을 보러 오시기로 했다. 출산 당시 부터 코로나가 심해지고 있어 조리원 기간과 산후도우미 서비스 기간이 지나 한달 반만에서야 아기들을 직접마주한 아버지는 아직도 작은 아이들의 모습에 매우 놀라셨고, 둘이 동시에 귀청이 떨어져 나갈 듯 빽빽 우는 모습에 더더욱 당황을 금치 못하셨다. 특히 후둥이가 이유 없이 고음으로 계속 울때면 달래느라 진땀을 빼셨다.

 

어머니는 내가 아기때 순했다며 손주들도 그럴거라 했고 조리원을 거쳐 산후도우미분의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는 동안 순했던 아이들인지라 어머니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을 뿐이었다. 쌍둥이들 중 선둥이는 그나마 덜 울었지만 후둥이는 예민한 아이여서 조금만 뭐가 불편해도 계속울어 대는 통해 계속 안고 있어야 했다. 50일전에 할 수 있다는 아기띠를 이용해볼라해도 엄청 울고, 앉아서 안아도 울어서 그냥 서서 안고 있어야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서 아버지와 번갈아 가며 아이를 안아줘야 할 때가 많았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젖병 소독기를 물려받았지만 내가 산 젖병은 열탕 소독만 가능 한것이었기에 쉴새없이 쌓이는 젖병 설겆이와 열탕소독은 어느새 아버지의 전담이 되고 말았다. 이유식 먹일 시기에는 통통해지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겠다며 없는 솜씨, 있는 솜씨 다 끌어모아 만드느라 좁은 주방이 날마다 난리 통이었기에 그 시간 동안은 아버지가 아이들을 전담하셔야 했다. 아버지는 1년 정도만 낮에 와주시기로 하셨지만, 육아에서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정답인 듯 육아휴직을 1년 더 신청한 나를 위해 오시는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그 뒤로도 아버지는 1년간을 더 와주셨다. 나의 복직 이후엔 둥이들의 어린이집 하원 도우미 역할을 해주시느라 거의 2년간을 더 돌봐 주셨다. 복직 후 어느정도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적응을 마치고 방과 후 수업을 좀 더 길게 갖게 되면서 아버지의 손주 돌보기는 공식적으로는 종료되었지만 지금도 아이들이 아프거나 야근을 해야 할 때면 종종 봐주러 오신다.

 

하루 하루가 정신 없고 힘든 육아휴직 기간들이었지만 그래도 힘내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던 것은 손주들을 돌보러 왔다가 육아 초보자인 다 큰 딸내미까지 챙겨주신 아버지 때문이었 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출산 후 육체적으로는 매우 힘들었어도 감정적으로는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을 이뻐 하고 하루하루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육아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아버지와 함께 육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나에겐 소중한 돌봄의 경험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