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활동가 소진예방 잔.소.리!!

2026년의 1분기가 지나는 3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활동가 소진예방프로그램인 펀펀(FunFun)이 있었습니다.

올해 소진예방프로그램의 테마는 <잔.소.리> 입니다.

‘잔잔하고 소소한, 내면의 소리듣기’의 줄임말이지요!

 

3월 27일, 진행된 프로그램은 책을 매개로 한 시간이었습니다.

조용하고 아늑한 독립서점에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책을 읽고, 그 중 마음에 닿은 글을 필사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독립서점 중에 여성주의와 뜨개를 테마로 운영중인 독립서점 ‘인프로그레스’를 방문했습니다.

서점지킴이 한강이(고양이)가 반겨주는 인프로그레스는 다양한 페미니즘 서적과 뜨개 전시가 한창 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손이 가는 많은 책들에서 눈과 손을 떼지 못 하다가 어렵게 어렵게 책을 구매하고 조용히 읽고, 필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음악도 틀어져 있고, 간간이 오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정말 조용하게 집중하여 글 속으로 탐색하였고, 함께 나누고픈 글귀를 찾는 재미도 있었답니다.

의외로 시간이 빨리 가서 아쉬운 마음도 있는 한편으로,  이렇게 반성폭력 활동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내려놓고 내 마음에 집중한다는 것이 더욱 충만해지는 시간이 되고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활동가들이 마음에 닿아 골라온 글 귀들도 함께 나눠볼까요?

결국은 방향성이다.
미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미궁을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것 모두가 나아지겠다는 방향성이다.
도중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 방향성이 우리를 구할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그러니 미궁의 특이사항이 관찰되면 쪽지에 적어 전달하시오.

– 오지은 <우울증 가이드북>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공동의 장소를 지키기 위해
이른바 전쟁 반대, 노동, 환경 및 에너지, 주가진 운동을 새롭게 이어 나가고,
다양한 연대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제껏 배운 것들이 깨어지거나 생생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통해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말하고자 했던 ‘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 사건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람들의 관계망이 형성되면서 공동의 세계가 열리고 새로운 정치적 행위가 시작된다는 게 뭘 뜻하는지를 실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선형 외, <여성철학자의 철학 이야기>

 

내가 가진 힘 중 점점 더 커지는 힘은 요청의 힘 뿐이다.
정말 가장 중요한 힘이다.
나는 내 질병이 아니며, 이 질병은 내 일부일 뿐임을 나는 요청으부터 배웠다.

크리스티나 크로스비, <와해된 몸>

 

우리 삶은 매일매일이 의미로 가득하지만, 그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깨어 있기 위해서는 삶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충실히 살아내야 한다. 하지만 엄마들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하루하루가 끊임없는 도전이고 긴장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르지 못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날 엄마들이 직면한 가장 큰 시련 중 하나다.

셰릴 치글러, <위험한 엄마: 번 아웃 된 엄마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