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차례 거부해도 성폭력 무죄’ 동의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쟁점 토론회 개최

 

 

<동의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쟁점 토론회> 
■ 일시 : 2026년 5월 13일(수) 14:00~17:00
■ 장소 :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13)
■ 사회 :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발제 :  이도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법률대리인단
안지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 법무법인(유한) 혜명, 법률대리인단
■ 토론 : 장임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인경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선희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
■ 논의주제
발제 1) 형사사건 피해자의 재판소원, 취지와 쟁점
발제 2) 강간죄 폭행협박요건 최협의설의 문제점 및 관련판례 동향
■ 주최 : 동의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공동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 (02-338-2890)

 

주요 내용

■ [발제1] 형사사건 피해자의 재판소원, 취지와 쟁점
 | 이도경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법률대리인단

이도경 변호사는 2026년 헌법재판소법 개정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즉 재판소원이 가능해진 배경을 설명하며, 이번 사건이 ‘동의없는 성폭력’ 피해자가 무죄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적 판단을 구하는 중요한 사례임을 짚었습니다. 피해자는 약 1시간 동안 75회 이상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유사강간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되었고, 법원이 폭행·협박 요건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최협의설을 적용한 것이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 인격권, 평등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피해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아니지만, 국가가 성폭력 피해자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에게도 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 피해자는 검사의 상고 포기로 인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기회가 없었고, 현행법상 피해자가 직접 상고하거나 검사의 상고 포기를 다툴 절차도 없기 때문에 보충성 요건의 예외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나아가 이 사건은 단순한 무죄 판결 불복이 아니라, 법원이 유사강간죄의 폭행·협박 요건을 최협의설에 따라 해석함으로써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 인격권, 평등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사안이므로 헌법재판소의 본안 심사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 [발제2] 강간죄 폭행협박요건 최협의설의 문제점 및 관련판례 동향
 | 안지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 법무법인(유한) 혜명, 법률대리인단

안지희 변호사는 “강간죄 폭행협박요건 최협의설의 문제점 및 관련판례 동향” 발제를 통해, 이번 사건의 핵심 문제가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가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법원이 그 거부를 어떻게 법적으로 해석했는지에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약 1시간 동안 75회 이상 거부 의사를 표현했고, 그 내용이 녹취 등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었음에도, 법원은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안 변호사는 이러한 판단이 성폭력의 보호법익을 ‘성적자기결정권’으로 보지 않고, 여전히 피해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저항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최협의설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반복된 거부 의사를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이를 오인했을 가능성을 열어둔 법원의 판단에는, 피해자가 ‘진정으로’ 거부했다면 더 강하게 저항했을 것이라는 강간통념, 성적 접촉의 일부가 있었다면 이후의 성적 행위도 용인했을 것이라는 강간통념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법원이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보다 가해자의 인식과 해석을 우선함으로써, 강간통념을 경험칙처럼 판단에 반영한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안 변호사는 최협의설 자체의 모순적인 문제점을 짚으며,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강제추행죄에서 최협의설을 폐기하고 폭행·협박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이후, 일부 하급심 판례에서도 강간·유사강간 사건에 이러한 법리 변화가 반영되고 있음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유사강간죄와 강간죄에서도 더 이상 피해자의 항거 가능성이나 저항 정도를 중심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피해자의 동의 없는 성적 행위가 있었는지, 즉 비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성폭력 판단 기준이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 [토론1] 유사강간죄 폭행·협박에 대한 법원 해석, 기본권 침해에 대한 검토
 | 장임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임다혜 선임연구위원은 강간죄·유사강간죄·강제추행죄에서 폭행·협박을 최협의로 해석해온 법리가 과거 ‘정조’ 중심의 보호 관념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심으로 변화한 현행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최협의설은 명시적 거부 여부보다 피해자의 반항 가능성이나 저항 정도를 더 중요하게 다루게 하며,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거부했음에도 법원이 피고인의 오인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피해자의 의사보다 가해자의 인식을 더 신뢰하는 문제를 드러낸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또한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강제추행죄에서 최협의설을 폐기하고 폭행·협박의 의미를 재정립한 흐름은 유사강간죄와 강간죄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최협의설 자체가 결국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재판의 대상이 되게함으로써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고 피해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위축시킨다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음을 발표했습니다.

 

■ [토론2] 
 | 정인경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인경 교수는 형사소송에서 피해자가 재판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검사가 상고하지 않으면 무죄 판결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다툴 수 없는 구조를 짚으며, 형사피해자의 재판 절차 진술권이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헌법상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단순히 법정에서 의견을 말할 기회를 뜻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소추주의와 기소독점주의 아래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완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불기소처분에 대해서는 항고·재항고·재정신청 등 일정한 통제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반면, 검사의 상소 포기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다툴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재판청구권,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상고권 불행사를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피해자 진술권이 더더욱 보장되었어야 함의 주장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 [토론3] 75번의 거부보다 더 신뢰받은 가해자의 서사,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 진술 신빙성의 위계가 빚어낸 ‘무죄’라는 해악
|김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홍미리 부연구위원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75회 이상 거부했음에도, 그 거부의 의미가 판결 과정에서 점차 약화되고 무력화되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는 계속 의심과 검증의 대상이 된 반면, 피고인의 “오해했다”는 설명은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성폭력 재판에서 작동하는 진술 신빙성의 위계를 지적하였습니다. 이를 ‘증언 부정의’의 맥락에서 설명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말이 강간통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덜 신뢰되고, 가해자의 서사가 더 쉽게 신뢰되는 구조로 작동했으며, 피고인의 강간통념과 재판부의 강간통념이 일치하여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이 법적인 언어로 번역되면서 피해자의 명확한 거부의사를 무력화하는 힘으로 작동했음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키스나 애무를 했다면 이후의 성적 행위도 용인한 것일 수 있다”는 식의 현대적 강간통념이 법원의 판단 속에 반영되었다고 보며, 이에 성인지적 관점은 이러한 통념이 판단에 개입했는지를 점검하는 도구로 강간문화에서 평등문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비동의 중심의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 [토론4] 성적 자기결정권의 실질적 보호를 위한 헌법재판소의 인용 촉구
 | 한선희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

한선희 소장은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의 관점에서,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거부하고 녹취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낡은 법리 때문에 무죄가 선고되는 현실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좌절과 2차 피해를 준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성폭력은 반드시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이 동반되는 방식으로만 발생하지 않으며, 실제로는 친밀한 관계나 신뢰 관계 안에서 심리적 압박, 관계성, 상황적 권력 차이를 이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런데 최협의설은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피해자가 얼마나 강하게 저항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만들어 많은 피해를 처벌 공백에 남긴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가해자 처벌은 피해자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다”는 국가의 공식적 인정이기도 하므로, 부당한 무죄 판단은 피해자에게 자기검열과 고립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에 이번 재판소원은 하나의 사건에 대한 불복을 넘어, 성폭력 판단 기준을 폭행·협박의 정도에서 명시적·적극적 동의의 부재로 전환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하였습니다.

※ 토론회 자료집 다운받기
https://drive.google.com/file/d/1WHTO8NI9VdE4dHHBdWjc1OHJmscNusfl/view?usp=drive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