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활동가 주제 글쓰기 <몸>

 

 

 

✍️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 글쓰기>

지난 8월 4일, ‘몸’을 주제로 활동가들의 글쓰기 스터디 시간이 있었어요.

같은 주제 아래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나의 몸을 긍정하고 인식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스터디: 주제 글쓰기] 내 몸이 말해 주는 속도로 나아가기

 

내 몸이 말해 주는 속도로 나아가기

 

글: 여름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구분해 볼 수 있겠지만, 가장 널리 통용되는 방식인 신체와 정신으로 나누어 봤을 때, 나의 ‘신체’, 그러니까 몸에 대해 그동안 제대로 탐구해 본 적은 없었다.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들 때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다스려야 하는지 고민해 본 적은 많지만, 몸이 아프거나 힘들 때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몸이 힘들면 푹 자고, 아프면 병원을 가거나 간단히 처치만 하고 넘어가는 정도의 ‘단순 돌봄’이 내가 내 몸을 다루고 운용해 온 방식이었다.

어렸을 때는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했고,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움직이는 편이었다. 친구들을 이끌고 동네나 놀이터를 다니며 달리고, 뛰어오르고, 그러다 넘어지고 심지어 떨어지기도 했지만, 누군가가 강요해서 했던 활동이 아니었고,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몸을 움직이며 놀았기 때문에 그 기억이나 감각은 지금도 즐거운 것으로 남아 있다. 운동회 때는 계주로도 종종 선발되었고, 체육 시간에도 좋은 기록을 내는 편이었다.

어느 정도 철이 들고 나서나 사춘기 시절부터는 성격이 점점 내성적으로 바뀌었지만, 쉬는 시간에 피구나 발야구, 농구 등을 하게 되면 여전히 열심히 참여했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 특별활동으로는 비인기 부서였던 ‘배드민턴부’에 매년 가입하기도 했었고, 정처 없이 걷다가 들어가는 산책도 좋아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면 힘이 든다. 에너지를 써야만 한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며 체력을 키워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란 이후부터는 몸을 움직이는 일 자체가 부담이 되었다. 취미나 선호하는 활동들도 자연스럽게 정적인 것들이 많아졌고, 몸을 움직일 바에야 그냥 앉아서, 누워서 쉬는 게 더 좋고, 편했다. 그런데 기본적인 체력이 없다 보니, 일상적인 활동조차 점점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체력이 부족해서 걷는 것도 힘들어지니 좋아하던 산책도 하기 싫어졌고, 해야만 하는 일들도 자꾸 미루게 됐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결국 규칙적인 운동까지 결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체력 증진이 목표였다. 주말을 빼고 매일 헬스장에 나가서 걷고,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그러다가 러닝을 시작하게 되었고, 러닝을 통해 운동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운동의 좋은 점은, 내 몸의 변화에 귀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체력이 느는 건 물론이고, 운동 시간이나 달리는 거리, 운동 기구의 무게, 그날의 날씨처럼 여러 변수에 따라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고 달라지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다. 누군가의 강요 때문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내 몸이 변해 가는 것을 느끼고, 그걸 나에게 맞게 조정해 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신체가 건강해지니, 귀찮아서 미루던 것들도 덜 미루게 되었다.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넘는 기록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는데, 몸을 움직이면서 과도하게 이어지는 생각들의 고리를 끊고, 지금의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운동이란,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거였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다. 내 몸의 피로를 알아차리고, 필요한 걸 채워 주려 애쓰는 이 시간이 결국 나를 아껴 주는 시간이라는 걸 느낀다. 몸을 돌보는 일은 단순히 건강을 챙기는 걸 넘어서,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들여다보고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몸을 돌본다는 건 단지 운동을 한다는 걸 넘어서,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기도 하다. 그게 귀찮고 익숙하지 않아도, 계속 물어보다 보면 언젠가는 그 답이 몸을 통해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낡디낡은, 너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지던 이 말에 이제는 공감이 된다. 정신이든, 몸이든 앞으로는 나에게 더 자주 귀 기울여 보려고 한다. 나를 지금보다 더 나은 나로, 더 건강한 나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닫는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여전히 운동을 꾸준히 해 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감각과 내 리듬에 맞춰 몸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들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자기 몸에 한 번 더 귀 기울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작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몸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오래 머물 공간이고, 앞으로를 꿈꾸게 해 주는 첫 번째 기반이니까.

 

 

[스터디: 주제 글쓰기] 나의 몸은 은은히 춤추는 별이다

 

나의 몸은 은은히 춤추는 별이다

 

– 후히(Hoku Hinuhinu)의 몸 에세이

 

2021년, 나는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다. 예상보다 큰 수술이었고, 회복도 단기간에 끝나지 않았다. 몸은 느려졌고, 기운은 쉽게 빠졌고, 나는 그제야 내 몸이 얼마나 오래 침묵 속에서 참아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 내 몸은 일 잘하는 도구였고, 성실한 수단이었다. 그 수술을 계기로 몸이 말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 좀 들여다봐줘.”

수술 이후의 나는 몸을 ‘관리’가 아니라 ‘관계’로 느끼기 시작했다. 요가도 시도해봤고, 먹는 것에도 신경 썼고, 마음과의 연결을 살피려 애썼다. 하지만 어디선가 여전히 무언가 부족했다. 그러다 2023년 5월, 바닷가에서 우연히 훌라를 처음 접했다. 그건 내게 ‘움직임’이라는 새로운 문법을 가르쳐준 시간이었다. 땅을 밟고, 바람을 그리며,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내 몸은 살아있다고 속삭였다. 처음으로, 나는 내 몸을 “나 자신”으로 느꼈다.

그 이후 나는 본격적으로 훌라를 배우기 시작했고, 다양한 선생님들과 오하나(훌라 동료)를 만나면서 춤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처음엔 ‘정해진 안무’를 익히는 것이 주된 과정이었다. 정확히 따라하고, 실수하지 않고, 몸을 어떻게든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완벽히 외운 춤은 내 안에 오래 남지 않았다. 아름답긴 했지만, 내 것이 아니었다. 내 안의 무언가가 아직 말을 걸지 않았다.

그때 만난 현재의 훌라 선생님은, 훌라를 삶과 연결된 흐름으로 가르쳐주셨다. 곡을 ‘외우는’ 게 아니라 ‘느끼고 채우는’ 방식, 감정을 억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안에서 드러나게 하는 방식. 그 수업을 통해 나는 점차 스스로의 리듬을 듣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봄, 새로운 도전을 했다. 바로 ‘즉흥 막춤’ 워크숍.

즉흥춤은 정해진 동작이 없다. 선생님이 주는 작은 움직임의 재료들—손끝, 무게중심, 호흡, 접촉—을 내 식대로 풀어가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어색했다. 하지만 그 낯선 공간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보여주기 위해’ 살아왔는지, 얼마나 ‘정답’을 찾으려 애써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놓고 나서야, 내 몸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춤을 춘다기보다는, 내 안의 리듬이 나를 춤추게 했다.

“천골아, 지금 기뻐?”

내가 물었고, 내 몸은 부드러운 물결로 대답했다.

“응, 좋아.”

하지만 진심으로 춤을 사랑하게 될수록, 내 몸의 한계도 드러났다. 무릎에 통증이 오고, 관절이 아프고, 반복된 연습에 피로가 쌓였다. ‘즐거운 춤’이 어느 순간 ‘버티는 연습’이 되어가던 찰나, 나는 오다카 요가를 만났다. 물처럼 흘러가는 느린 동작, 몸을 스스로 스캔하며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감각, 과하지 않고 충분한 호흡 속에서 내 몸은 다시 말 걸었다.

“이건 아프지 않아. 이건 나를 위한 움직임이야.”

그때 나는 깨달았다. 강해지고 싶다면,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을. 더 오래 춤추고 싶다면, 지금 내 몸을 더 귀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을. 정확함보다 필요한 건, 애정이었다.

그래서 내 춤의 이름, 훌라네임도 새롭게 지었다.
Hoku Hinuhinu — ‘은은히 빛나는 별’.
내 본명 ‘은진’과 닮아 있으면서도, 어떤 순간에도 반짝임을 잃지 않고,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는 존재이고 싶었다.
애칭은 후히
웃음소리처럼 가볍고, 나답게 웃는 순간의 에너지와 닮았다.

나는 여전히 안무를 외우고, 실수도 하고, 몸이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돌아갈 ‘나만의 리듬’이 있다. 훌라 연습 중 “나, 너무 동작만 보고 있었던 거 아냐?” 싶은 날이면, 음악을 틀고 막춤을 춘다. 부드럽게 허우적거리고, 꼬물거리며, 내 감정의 결을 따라간다. 춤은 늘 나를 말보다 먼저 위로해준다.

나는 이제야 안다.
잘하려는 마음이 나를 누를 때, 몸은 춤으로 나를 다독인다.
몸을 돌본다는 건, 내 존재 전체를 사랑한다는 것.
지금의 나는 단지 춤을 추는 사람이 아니라,
춤으로 흐르는 나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스터디: 주제 글쓰기] 낯설고 어색해진 몸

 

낯설고 어색해진 몸

 

글: 햇살

 

 

몸이란 주제로 글을 쓰려니 자꾸 이곳저곳 아픈 내 몸이 떠오른다. 최근 어깨, 목, 손가락 등이 아파서 병원에 다니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며칠 전엔 나의 부주의로 오른쪽 발등을 다치기까지 해서 더욱 그렇다. 다행히 진료 결과 뼈엔 이상이 없다 했으니 발등 절반 정도를 덮은 퍼런 멍이 사라질 때쯤이면 통증도 사라지며 아프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나아지거나 병원에 몇 번 가는 걸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물론 최근에 다치거나 아픈 부위들은 자연스레 낫는 정도의 상처가 아니었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쉽게 낫지 않는 내 몸이 나는 참 어색하다.

예전엔 번쩍번쩍 들었던 무게의 짐이었것만 무심코 옮기다가 아프기 시작한 허리는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 통증이 느껴진다. 또 물건을 전해주고자 몇 번 평소보다 팔을 길게 쭉 뻗었을 뿐인데 그 뒤로 6개월가량 일정 높이 이상 들면 통증과 무거운 느낌으로 인해 제대로 들지 못하는 상황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평소 일상 속에서 갑자기 다치지 않는 이상 병원을 잘 가지 않던 나는 어깨나 허리처럼 자주 쓰는 근골격계의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해서 아픈적이 처음이었기에 이 상황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걸 수도 있다. 그동안 건강했던 내 몸에 새삼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육아를 핑계로 퇴근 후 운동은커녕 스트레칭 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 몸은 뻣뻣하게 그지없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어깨와 목의 뻐근함과 뻣뻣함, 아픈 허리는 이제 일상의 한 부분이 된 듯 하다. 최근에 무척 심해진 더위는 이런 몸의 나를 더욱 지치고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가까운 거리임에도 걷기는커녕 대중교통을 열심히 이용하고 있으니 누굴 탓하랴!

임신 전엔 몸 만든다며 열심히 영양제며, 요가를 다니며 건강을 챙기던 나는 어디로 가고, 출산과 육아과정을 거치며 뻣뻣하고, 전 보다 무거워졌으며, 통증이 시도 때도 없이 이곳, 저곳을 침범하는 아픈 내가 덩그라니 남다니……. 그동안 돌봄의 영역에서 나 자신을 제외한 시간들을 반성해 본다.

앞으론 일과 육아를 탓하며 요리조리 편한 것만 찾으려던 나에게 지금 보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나를 선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아플 수는 있지만 아플 때까지 방치하는 건 내 잘못이기에 병원도 열심히 다니고, 홈트레이닝 영상을 찾아 나에게 맞는 운동을 하나, 둘 시도해 보아야겠다.

 

 

[스터디: 주제 글쓰기] 덩어리와 조각

 

덩어리와 조각

글. 마녹

 

지난 주말 뜨거운 더위를 뚫고 집으로 가는 것이 두려워 서점에 들렀다가 강화길 작가의 ‘치유의 빛’을 집어들었다. ‘여성의 몸’이 주제라니 지금 내가 읽어야 하는 책 아닌가. 더구나 주인공 지수가 자신의 몸을 ‘덩어리’라고 일컫는 것을 보며 ‘몸’이라는 것이 관점이나 인식에 따라 얼마나 다른게 명명될 수 있고, 평가될 수 있는 것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치유의 빛’에서 지수는 작고 마른 몸으로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다가, 갑자기 키가 훌쩍 크고 거대해진 체구로 아이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사람이 된다. 작가는 독자에게 불편함이 들 정도로 주인공의 변화된 몸과 그 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비판적 시선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지수는 스스로의 몸을 덩어리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훌쩍 지나 서른두살의 지수는 큰 키에 불구하고 50kg밖에 안 나가는 깡마른 몸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앞에서는 즐겁게 지내는 듯 하지만 몸무게 몇g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식사를 거르고, 약을 먹기도 한다.

글쓰기 주제가 ‘몸’으로 정해진 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다. 최근 내가 경험하고 있는 질병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것인지, 성애화되고 있는 이 사회 여성의 몸을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몸’이라는 단어가 가진 인식 이야기해야 하는지.. 그러다 ‘치유의 빛’에 나오는 ‘덩어리’라는 말을 보니 떠오르는 게 있었다.

몇 년전 갑작스런 질병으로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전 주치의가 동의서를 받으러 왔다. 늘상 진료실에서 담당교수와 대면하다 처음 보는 낯선 분이었다. 그분은 내 침상옆에 쪼그리고 앉아 어디를 어떻게 수술할 것인지,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하나하나 설명했다. 단 1%라도 있을 수 있는 부작용을 언급하다보니 수술을 하는 게 맞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몸의 한 켠을 수술한다고 여기저기가 아플 수 있다니 이보다 더 한 연결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수술실에는 나에게 동의서를 받았던 주치의 외에도 많은 의료진들이 있었다. 지나치게 많은.. 그들이 나에게 대략적으로라도 몇 명의 의료진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했던가? 내 몸이 이렇게 여러사람들 앞에서 드러내 보여지고, ‘다루어’ 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 왜 아무도 친절하게 이야기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 질병을 가진 사람이지만 가장 내밀한 몸을 스스로 돌보며 사람이건만 인데 그저 하나의 피사체로, 환자라는 정체성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지수가 말하는 바로 그 덩어리처럼..

수술 이후의 삶은 오히려 내 몸의 연결감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다. 잠깐의 수술이었을 뿐인데 후유증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더구나 갱년기를 지나는 여성으로서의 몸에는 더 많은 질병군들이 새롭게 존재를 드러냈다. 한 군데가 멍들면 모두 다 상해가는 과일처럼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몸이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지속된 통증들의 정도가 심해져 병원을 갔다. ‘무릎과 고관절에 전기판으로 충격을 주는 것과 같은 통증이 있고 그러면 걷기도 힘들게 통증이 지속되다가 몇 분 지나면 괜찮아졌다가, 다시 그 통증이 오는 것이 반복된다’는, 실제 체감되는 통증의 증세를 50%도 구연하지 못 한 나의 말을 들은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고관절은 여기서 이야기 하지 마시고 다른 과에 말씀하세요’. 자신들은 각각 다른 전문의들이 진료를 보고 있고, 지금 이야기하는 증세는 자신의 파트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부위별로 다른 전문의에게 접수하고, 검사하고, 진료를 봐야 했고, 계산도 각 담당의마다 다르게 영수증이 발급되었다. 작은 질병으로 시작되어 연결되어 있다고 감각하던 내게 그건 아니라고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내 몸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연결의 존재라던 나의 인식은 즉시 깨졌다. 그들은 내 몸을 부위와 증상별로 조각조각 분절하고 해체했다.

몸이라는 주제로 글쓰기를 하기로 한 뒤 나는 몇 가지 메모를 적었었다. ‘왜 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언어들이 더 많다고 느껴질까?’, ‘왜 나는 몸에 대해 질병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을까?’, ‘왜 사람들은 몸에 대해 ‘평가’하는 말들을 많이 할까?’ 나는 아직, 이 글쓰기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 결국 몸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냥 나의 존재, 나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덩어리, 하나의 조각조각이 아니라 풍성한 삶의 이야기를 한 존재로서의 나로.

 

 

청소년지원시설 평화의샘 활동가 모집(직종: 사무지원_숙직근무 가능한 자)

청소년지원시설 평화의샘 활동가 모집(직종: 사무지원_숙직근무 가능한 자)

 

모집기간: 2025-07-09~2025-07-24

모집인원: 1명

근무지역: 서울특별시 동작구

근무형태:  정규직

경력 : 무관

급여 :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및 시설 운영규정에 준함

지원자격 :

○일반 기준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근거 청소년지원시설 및 상담소 이외의 경우 시설 자체 규정에 따라 필요 시, 경찰서 협조를 받아 실시하여 청소년지원시설(대안교육 위탁기관 포함) 및 상담소 모든 종사자의 채용 전 성범죄 경력조회 실시

– [아동복지법] 제29조의 3에 근거하여 성매매피해자지원시설(일반, 청소년, 외국인지원시설, 자립지원공동생활시설) 및 성매매피해상담소 모든 종사자의 채용 전 아동학대 관련범죄 전력조회실시

○개별 기준

– 사무지원: 고등학교 이상 졸업자 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 우대

–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사회복지사의 자격을 가진 사람

– 사회복지시설 및 사회복지단체의 종사자로서 여성폭력방지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

– [청소년기본법]제21조 및 제22조의 규정에 의한 청소년지도사 및 청소년상담사의 자격을 가진 사람

○ 근무기한:  2025년 채용시 부터~ (생활시설 숙직 근무 가능한자_월 5~6회 : 근무시간 외 시간외 수당 및 대휴 제공)

○ 전형방법

– 1차: 서류전형(합격자 개별통지)

– 2차: 서류전형 합격자 한하여 면접전형

– 최종 합격자 개별통지

○ 제출서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관련증명서 및 자격증 사본 각 1부, 첨부된 파일_개인정보제공이용동의서 1부

○ 접수방법: E-mail 접수 (w-peace98@hanmail.net)

○ 접수기간: 2025/07/09~2025/07/24 오후 18시 도착분까지

 

문의: 02-825-1274

첨부:  개인정보 제공이용 동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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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 하반기 소진예방: <캐서린번하드 전>에 다녀왔어요!

 

안녕하세요! 상담소 활동가 땡글이입니다.

최근 상담소는 무척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그와중에, 이런 때일수록 하반기 소진예방을 해야한다는 활동가들의 욕구가 있었고

소장님이 사무실을 지키고 (ㅎㅎ;;) 활동가들의 소진예방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미술관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캐서린 번하드> 세계최초 회고전에 다녀왔습니다!!

캐서린은 맥시멀리스트 부모덕에 엄청난 잡동사니 속에서 자랐는데

그덕에 “어떤 형태나 색을 두려워하지 않는 감각”을 가지게 되었단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는 매니악한 팬질에서 작업활동이 시작되었다하는데,

그때문인지 쨍하고 감각적인 색과 과감한 붓질이 날것 그대로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무언가’ 보단 ‘어떻게’가 중요한 아티스트란 생각이었고

분야는 다르지만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중문화•소비문화를 그대로 가져와 자기화하고 그 자기화에 대한 집착 보단

“그림은 흘러야 한다”란 말처럼 즐기면서 프로답게 발전하는 모습이 그림을 통해 전해져 인상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캐서린 번하드 전은 곳곳에 인상깊은 글귀들도 많았는데 그중 소진예방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말이 있어 공유합니다.

 

“사람들이 전시에 가서 작품을 보면서 세상의 끔찍한 일들을 잠시라도 잊을 필요가 있다고 봐요.

색과 예술을 보면서 우리가 인간이며 세상에 선한 것이 있다는 걸 기억하는게 중요하거든요”

항상 무언가 마음이 더 바쁘고 그래서 불안하고 복잡한 때일수록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이제 또 열심히 활동을 하러 가겠습니다!!

더운 여름, 머물러서 좋은 것들을 보는 시간이 많기를 바랍니다!

 

상담소 활동가 지식탐구생활: 독서 스터디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안녕하세요 ☺️ 상담소 활동가 여름입니다.

 

이번에는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이라는 책을 가지고 독서 스터디가 진행되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다시 말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논쟁을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이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운동·연구·기억의 방식 자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문에서는 ‘위안부’ 문제의 공론화 시작점을 1991년 김학순의 증언이 아니라, 1946년 도쿄전범재판으로 돌려 보자고 제안합니다. 일본 제국의 전쟁범죄를 심판하는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가 전쟁범죄 항목에서 사실상 배제된 책임이 일본 정부뿐 아니라 연합국에도 있다는 점을 짚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식민지 여성 개인의 피해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전쟁 체제와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1부의 큰 맥락을 보면,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내부의 시선에서 성찰하고 있습니다. 식민 지배에 상처 입은 “민족의 여성”이라는 틀에 기대는 과정에서, 일본인 ‘위안부’, 공창제, 배봉기와 같은 비가시화된 존재들이 어떻게 주변으로 밀려났는지를 다시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영화 <귀향>의 성폭력 재현 방식이나 ‘소녀상’을 둘러싼 윤리적 소비, “순결한 피해자” 이미지에 대한 비판을 통해,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상징과 언어가 운동을 넓히는 동시에 어떤 한계를 만들어 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2부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연구와 담론을 역사화하는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영어권 학계에서의 ‘위안부’ 연구 동향, 전쟁문학과 번역 속에서 재현된 ‘위안부’ 이미지, 피해자를 숫자로만 셈하려는 경향 등이 차례로 다뤄지는데요. 특히 여성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립 구도가 실제로는 강제, 자발이라는 이분법에 갇힌 허구적 구도라는 지적, 그리고 국적과 전시, 평시의 경계를 넘어 회복적 정의의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시 사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위안부’ 문제는 더 이상 “이미 다 알고 있는 과거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언어와 기준으로 성폭력·전쟁·국가 책임을 말할 것인지를 시험하는 현재형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스터디를 통해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연합국, 국제사회, 학계, 운동 주체 모두에게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이 있다는 책의 문제의식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질문을 이어갈지 고민해 보는 출발점이 되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일상 회복을 위한 Q&A ⑦

 

성폭력 피해자 일상 회복을 위한 “알아두면 좋을 Q&A” ⑦

: 성폭력 피해, 법적 대응 고민 중이라면!

 

Q. 성폭력 사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성폭력 피해 이후, 어떻게 대응을 준비해야 할까요?
특히 법적 절차를 준비할 때는 사건 정리와 문서 작성이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 이번 카드 뉴스에서는 경위서, 고소장, 탄원서 작성법과 활용 시점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Q. 경위서 작성,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경위서는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한 글입니다.
사실에 기반해 내가 겪은 일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경위서 작성 시 핵심 포인트!
✔️ 사건 발생 날짜, 시간, 장소 등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전후 정황 포함
✔️ 내가 느낀 두려움, 불안, 신체적·정서적 피해 등 주관적인 감정은 사건의 객관적 사실과 구분해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꼭 신고하지 않더라도 경위서를 정리해두면
이후 법적 절차나 상담, 회복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떠올리지 않아도 되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 내가 느낀 점, 피해로 인한 고통 등을 미리 정리해 두세요.
경찰 진술, 법적 대응 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이런 자료들을 함께 정리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 상담소 상담 기록 / 🏥 병원 진료 기록 / 💬 문자·카톡 내역 /📓 메모나 일기 등

 

Q. 고소장은 어떻게 써야 하나요?

고소장은 수사기관에 처벌을 요청하기 위해 작성하는 공식 문서입니다.
🧭 육하원칙에 따라 사실 관계를 적고, 가해자의 처벌을 요청하면 됩니다.
⚠️ 하지만 고소장은 가해자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구체적인 서술은 피하고
핵심적인 사실만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소장 작성 시 꼭 기억하세요!
✔️ 사실에 기반해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작성
✔️ 추측보다는 직접 경험한 사실 중심으로 서술
✔️ 디테일한 진술은 피해자 조사(진술조서)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요.

📘 고소장, 경위서 작성 및 수사절차 과정 대응 방법을 참고할 수 있는
피해자 노트(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발행)도 있어요.

🔗 [참고]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수사 절차 가이드북 ‘피해자 노트’ 보러가기(클릭)
클릭 시 다운로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Q. 탄원서란 무엇인가요?

탄원서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을 전달하는 문서입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도 작성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런 내용을 쓸 수 있어요.
✔️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
✔️ 수사나 재판의 진행 방식에 대한 우려나 요구
✔️ 피해자로서의 불안감, 고통, 회복 필요성 등을 전달

탄원서는 수사 과정뿐 아니라,
기소 여부 판단, 공판 과정, 양형 결정 등 다양한 시점에 제출할 수 있어요.

💡 탄원서 작성이 어려울 경우,
성폭력상담소 또는 변호사 등 주변 전문가와 함께 검토한다면
법적 효과와 전달력을 높일 수 있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이런 준비가 힘이 됩니다!

📌 경위서: 사실관계, 사건 흐름과 감정까지 솔직하게
📌 고소장: 사실 위주로 간결하게, 형식을 갖춰서
📌 탄원서: 나의 입장을 전달할 때, 전문가의 검토를 꼭 받아 보기

시간이 지나면 세부적인 기억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소 여부와 상관없이 경위서를 작성하여
사건 직후 핵심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소장, 탄원서 작성이 어려울 경우,
성폭력상담소 또는 변호사 등 주변 전문가와 함께 검토한다면
법적 효과를 높이고, 내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니
상담소로 문의해 주세요!

 

 

📌 천주교성폭력상담소에서는
신고 전 상담, 수사·재판 단계 중 조력 및 모니터링, 무료법률상담과 같은 법률 지원과 더불어
심리상담, 의료비 지원 등을 통해 성폭력 피해 생존자의 일상 회복에 조력하고 있습니다.

법적 절차가 어렵고 복잡해 보여 고민하고 있다면,
상담소로 연락 주셔서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 전화상담: 02-825-1272
👉 상담시간: 10:00 ~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