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백래시 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상담소 활동가 무장의 시간

여성가족부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아시나요? 여성가족부에서는 여성·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디지털성범죄.스토킹 등의 폭력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합니다. 한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지원하고 다양한 가정의 모습들이 그 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성들이 출산 및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정책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회의 정책들이 성평등한 제도들로 한 성별로만 편향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일도 합니다.

하지만 현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로 차기 정부에서 성평등 추진 체계를 만들어갈 의지가 전혀 없음을 표명했고,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양육까지 국가 책임 강화’하겠다며 여성을 출산과 양육의 도구로 여기는 낙후된 인식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무고죄 강화’라는 말로 성폭력에서 무고죄가 심각하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고, 그의 부인은 성폭력피해자를 폄훼하는 발언들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이용한 여성혐오 전략을 펼친 후보자의 당선으로 인해 선거 이후 상담소에 여가부 폐지와 무고죄 강화에 대한 우려로 문의를 주는 피해자들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괜찮은 척 활동을 이어가는 활동가들 또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던 봄이었습니다.

상담소 활동가들은 이대로는 안된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활동가는 성폭력피해생존자에게, 차별과 혐오로 고통속에 있는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좀 더 굳건한 마음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여성가족부가 존치될 수 있도록 무력한 마음을 중무장하고 활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여성혐오·백래시 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상담소 활동가들의 다양한 활동 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20대 대선에 부처 “우리는 혐오의 정치를 끊어 내기 위하여 성폭력과 성착취 피해자 편에서 계속 힘을 싣고 연대할 것이라는 것, 성차별적 사회를 바꾸기 위하여 끊임없이 현 정부를 주시하고 요구할 것, 진정한 성평등 민주주의 위한 투쟁에 끝까지 동참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었습니다.[상담소 입장문] 우리는 끝까지 투쟁하고 연대할 것이다 – 제20대 대선에 부쳐
  2. 활동가들끼리 서로 응원하고 각자 역량을 펼치며 반성폭력 활동할 수 있도록 리부팅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랜 시간 반성폭력의 역사를 만들어오신 한국성폭력상담소 지리산과 현재 한국사회의 반성폭력활동에 중심에 있는 오매를 이끔이로 반성폭력활동가로서의 깊은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그 중 그간 활동을 돌아보고  활동가로서 나의 상태를 그래프로 그려보며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계단, 심장박동, 은하수, 파도와 같은 선 등 각자가 지나온 시간들처럼 다양한 모양들이 있었습니다.  그간 여성폭력피해자지원 단체들과 여성가족부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며 현 정부를 규탄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동료들의 따뜻한 눈빛과 경청 앞에서 그간의 단단함을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지금은 아득한 기억속의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당면해야 할 과제들을 직면하니 눈물이 나기도 했고, 우리의 고민이 이끔이 동료들에 의해 새로운 시선과 인식으로 해석될 때는 응원하며 웃기도 하였습니다. 각자의 시작과 활동의 계기는 달라도 반성폭력활동가로서 걸어온 길과 고백을 들으며 공감하고 리부팅을 계기로 활동가로서의 자부심을 회복 할 수 있었습니다.

[후기] 2022 상담소 활동가 리부팅 프로젝트 : “페미니스트 대항해의 해”

3. 여성폭력피해자지원 단체들과 여성가족부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이어말하기 집회나 기자회견 등에 참여하며 만나는 피해생존자분들의 성차별 혹은 성폭력의 피해경험에 대한 말하기와 피해에 대하여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에 대한 발언은 정부와 사회에서 지워지고 있는 다양한 여성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반성폭력활동에 더 강력한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후기]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현장 단체 공동행동 <성평등 관점의 여성폭력 방지 전담부터 반드시 필요하다>

[공유] 여성가족부 폐지를 막는 이어말하기 집회 주요내용

 

          “우린 후퇴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한 일이 생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여성가족부를 공약으로 이용한 걸 우리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힘이 없어 보이지 않는 자, 말할 수 없는 자들의 숨통(생명줄)을 잡고 흔드는 이런 정치인이 나오는 사회를 여러분과 함께 바꾸어 나가고 싶습니다. 바뀔 수 있을 거라 저는 믿습니다…..‘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지탱한다’는 진실을 받아들여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성의 경험! 지혜를 고려하지 않은 어떠한 사회 변혁의 시도도 모두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 본 상담소 피해생존자의 발언 –

집회에서 발언을 하신 피해생존자뿐 아니라 상담소에 본인의 피해경험을 이야기하는 많은 피해생존자들이 자신의 치유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의 피해호소와 공론화에 연대하고, 더 이상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또한 우리 사회가 여성과 소수자들을 존엄한 존재로 바라봐주길 바라는 의지를 갖고 옵니다. 현 정부의 여성혐오와 백래쉬 속에서도, 올해 여러 절망스러웠던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목소리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4. 윤석열 정부가 정책적으로 비난을 받거나,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 여성가족부 폐지’를 강행하겠다는 액션을 취하는 모습에 여성폭력피해자지원단체들은 수차례의 기자회견, 성명서 등을 통해 비판하고, 차별과 혐오 및 불평등 의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폐기하기를 요청해왔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15일에는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전국행동>에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문] 장관 지명 후 폐지안 발의? 윤석열 정부는 ‘제대로 일하는 여성가족부’를 보장·강화하라!

[공동성명] 정치적 위기마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여성인권 볼모삼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규탄한다! ‘여성가족부 폐지’시도 즉각 중단하라!

[성명] ‘피해자 권리’는 후퇴한다.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안 즉각 폐기하라!

[후기]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전국 집중 집회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 우리가 막는다!!”

[기자회견]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

 

이 모든 올해의 경험들을 새겨, 한해 시작부터 짊어진 돌덩이를 내려놓고 다시 한번 활동가로서 마음을 단단하게 무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성폭력피해생존자들이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성폭력의 판단기준이 동의여부로 바뀌도록, 더 이상 폭력으로 인해 여성이 살해당하지 않도록, 여성노동자들이 성차별과 성희롱으로 소중한 직장을 잃지 않도록 우리의 일상이 각자의 모습대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자리에서 함께 해야할 일을 생각하며 싸워나가겠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