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전국 집중 집회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 우리가 막는다!!”

 

지난 10월 6일,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여성노동은 고용노동부로 청소년·가족·양성평등·권익증진 기능은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겠다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표하였습니다. 해당 개편안은 20여년 동안 여성인권 증진 및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노력해온 모든 역사를 과거로 퇴행시키는 것으로, 여성을 인구 및 생산의 도구로 삼고, 보호 및 수혜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에 여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을 비롯하여 총190여개 단체들이 함께 [여성가족부 폐지안 규탄 전국 집중 집회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 우리가 막는다!!”]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단법인 평화의샘 및 부설기관인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청소년지원시설 평화의샘, 아동청소년지원센터 띠앗도 여성가족부 존치 및 성평등부처의 강화를 요구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집회는 종각역2번 출구의 두 개 차로에서 진행되었는데 2시가 되기도 전에 수많은 깃발과 검정색 및 보라색의 옷을 입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분노의 메시지가 가득한 피켓을 들고 차로를 점령하였습니다.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이주여성/장애여성/여성노동 등 여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는 수많은 단체들뿐 아니라 여성폭력피해당사자들이 발언자로 나와 윤석열정부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비판하고, 성평등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의 권한과 전국적 성평등 추진체계의 강화를 요구하였습니다.

집회 참여자들은 분노의 발언에는 함께 소리를 질러 분노를 표출하고, 속시원하게 정부를 비판하는 말에는 환호의 박수를 보내며 여성가족부 폐지안이 발표된 후 억눌렸던 분노와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었습니다.

  • “정말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려는 거라면, 보건복지부를 성평등보건복지부로, 행정안전부를 성평등행정안전부로 바꾸고, 모든 부처에 성평등 전담부서를 마련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무능한 부처를 폐지해야 한다면 가장 무능한 부처 대통령실부터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_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 “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만드려는 것은 우리의 삶을 다시 이런 통제 하에 놓겠다는 것이고, 이는 여성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모든 시민들이 싸워야 할 일이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정권퇴진운동까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알량한 시혜와 혜택이 아니라, 권리입니다.”_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나영 대표
  • “여가부는 수년 간 저의 법정싸움, 일상회복을 도왔습니다. 지금도 여가부 정책은 수천 수만명의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여가부 업무를 타 부서로 이관하면 문제없다는 말은 정책 연구하는 입장에서 동의할 수 없습니다.”_성폭력피해생존자 변영건님
  • “독립부처를 폐지하고 격하시켜 다른 부처 산하에 두는 것이 가능 강화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여성을 보호의 대상, 가족 안에 속박된 존재, 아이나 낳고 기르라고 하며 필요에 따라 소환하거나 버려도 된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성평등 강화가 어떻게 가능한가.”_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
  • “헌법 34조3항, 국가는 여성 복지와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윤 정부는 반헌법적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김현숙장관 포함 모든 국무위원의 낮은 성평등의식은 개인적 수준에 그치지 않고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외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이십시오. 공부가 필요하면 찾아오십시오. 어디서 잘못 주워들은 젠더갈등이란 말 쓰지 마십시오. 우리가 보는 건 젠더불평등과 젠더차별입니다.”_한국여성학회 김현미 교수

집회를 마치고 풍물패의 소리를 시작으로 종각역을 출발하여 종로와 광화문광장을 지나 행진을 하는 동안 집회참가자들은 “성평등부처 강화하라”,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규탄한다!”, “성평등이 민생이다!”,”민주주의 후퇴 우리가 막는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였습니다. 행진을 마치고 정리를 하며 참여자들은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기필코 막아내자, 우리가/내가/함께 막아내자..는 마음을 다지며 집회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사단법인 평화의샘은 성폭력피해자, 아동청소년성착취 청소년, 성매매 피해청소녀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활동은 피해생존자들이 폭력과 차별, 혐오와 불평등으로부터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조력하고, 치유와 회복을 통해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연대하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여성가족부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한다면 피해자를 권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 및 수혜의 대상으로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성평등한 사회에서 여성을 인구/가족의 도구로만 보던 과거로 회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에 사단법인 평화의샘 모든 활동가들은 여성가족부 폐지안이 폐기되는 날까지 가열차게, 온 마음으로 싸워나갈 것입니다. 투쟁!!!

집회는 한국여성의전화 유투브를 통해 중계되었는데요. 다시보기가 가능하니 현장상황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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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여성 지우는 여가부 폐지, 우리가 막는다” 서울 도심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79634

여성신문, “여가부 폐지는 반헌법…윤석열 정부, 퇴진 요구 각오해야”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907

한겨레, “여가부 폐지, 우리가 막는다”…분노한 이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06279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