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성폭력 해결의지 없는 부산지방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기각시킨 법원에 분노하며

권력형성폭력 해결의지 없는 부산지방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우리는 부산지방법원이 권력형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난 구속영장 기각 이후 여전히 건재한 가해자의 권력은 손쉽게 피해자를 고통 속으로 내몰았고, 지난한 조사가 기약 없이 이어졌다. 6개월만에 검찰이 여죄와 증거들로 구속영장 발부를 재요청했지만 결국 부산지방법원은 권력형 가해자 오거돈을 다시 한 번 풀어주고야 말았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정의가 가해자의 권력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넘어 모멸감을 느낀다.

  지난 6월, 막대한 권력의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의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흘러가지 않았다. 가해자 오거돈에게는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려 은근슬쩍 사건을 무마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피해자에게는 ‘약 없이는 한 시간도 잠들기 힘든 시간’이었다. 피해자와는 관계없는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 남용등의 죄목으로 계속되는 조사는 피해자를 고립시킬 뿐이었다. 사퇴 직후 하루에도 수백 건씩 쏟아지던 오거돈 성폭력에 대한 기사는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결국 지난 3개월간 단 한 건의 기사도 없었다. 2차가해를 엄중징계하겠다 공표했던 시청도 수많은 2차가해 중 단 한건의 2차가해 사건을 조사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 정의가 지연되고 유예된 시간은 오로지 피해자가 감당할 몫이었다. 이 모든 것들은 가해자가 그야말로 권력의 정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또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부산시장이었던 오거돈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권력형가해자 구속여부는 법원이 말하는 ‘증거인멸의 여부’나 ‘도주의 염려가 없는 점’등의 단순한 법리적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사법부의 이름으로 가해자 권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회이며, 피해자 회복의 기반이며, 국민에게 권력형성폭력의 엄중함을 공표할 계기인 것이다. 그러나 돈 있고 권력 있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사람에게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이에 우리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피끓는 심정으로 부산지방법원을 규탄한다. 성폭력 가해자를 일벌백계하여 이 사회에 경종을 울려도 모자랄 판국에, 두 번이나 가해자를 놓아주는 일은 아무리 그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
  검찰은 이 결정에 맞서 법원이 오거돈을 구속시킬 때까지 계속 구속영장을 청구하라. 법원은 권력 앞에 무릎 꿇지 말고 당장이라도 가해자 오거돈을 구속하라. 오늘 법원의 만행에 분노한 시민들이 함께 있다. 우리는 권력형가해자 오거돈이 구속되고, 엄벌이 내려질 때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2020. 12. 18.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