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기준의 성폭력 형사법 체계,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국회 토론회 개최

<‘동의’ 기준의 성폭력 형사법 체계,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토론회 개최

■ 일시 : 2026년 5월 27일(수) 14:00~17:00
■ 장소 : 국회의원실 제1세미나실 (유튜브 생중계)

 

<프로그램>
■ 사회 :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발제1: 동의 기준의 미국 성폭력 형법: 기준 및 절차적 합리성
_Ramona C. Albin (Cumberland School of Law, Samford University)
■ 발제2: 한국 형법상 강간 관련죄의 문제점 및 대안
_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강간죄개정연대회의

<종합토론>
■ 좌장 : 이숙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 패널 : 이창환  서울가정법원 판사, 법원 현대사회와성범죄연구회
              소은영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
전다운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신지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

■ 주관: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

■공동주최: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서미화, 이주희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국회의원,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

 

 

■ [발제1] 동의 기준의 미국 성폭력 형법: 기준 및 절차적 합리성 (Consent-Based Sexual Violence Laws) 
 | Ramona C. Albin (Cumberland School of Law, Samford University)
Ramona C. Albin 교수는 미국의 성폭력 법제가 주마다 다르게 운영되어 왔으며, 유형력 기반 모델, 동의 모델, 적극적 동의 모델 등이 수십 년간 병존해온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유형력 기반 법률은 피해자의 저항 행위 여부를 판단의 중심에 두며, 이로 인해 피해자가 얼어붙거나 술·약물·수면 등으로 저항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동의 기준은 반대주장이 우려하듯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환하지 않고, 합의된 성관계를 범죄화하지도 않으며, 법원이 이른바 회색지대 사건을 다룰 수 없게 만들지도 않는다는 점을 미국 여러 주의 법제와 판례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강간의 본질은 성적 자율성의 침해이며, 동의 기반 법체계는 피해자의 저항이 아니라 피해자의 주체성과 동의 여부를 중심에 두는 실현 가능한 기준임을 강조했습니다.
 

■ [발제2]  동의 없는 성폭력, 한국의 상황과 형법에 대한 과제
 |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강간죄개정연대회의김혜정 소장은 현재 한국의 강간죄가 폭행·협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제 성폭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2024년 상담통계에서 폭행·협박이 없는 강간 상담이 70.2%에 달하는 반면, 현재 판례상 강간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례는 7.3%에 불과해 현실과 법의 간극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법부에서는 최근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를 중심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이 강제추행죄의 ‘최협의 폭행·협박설’을 폐기하는 등 피해자의 의사에 주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간죄에서는 여전히 기존 법리가 유지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국회에서도 강간죄 개정 논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일본·프랑스의 형법 개정과 국제사회의 권고 등을 바탕으로 한국 역시 ‘동의’를 중심으로 성폭력 법체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 [토론1]
 | 이창환  서울가정법원 판사, 법원 현대사회와성범죄연구회

이창환 판사는 현행 형법상 강간죄·강제추행죄·준강간죄 조문에 ‘동의’라는 문언은 없지만, 실제 성범죄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동의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의 동의는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와 연결되며, 폭행·협박, 위계·위력,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이용 등 현행 구성요건도 피해자의 비동의 의사 형성·표명·완수를 어렵게 하는 행위와 관련된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나 강간죄의 폭행·협박을 최협의로 해석하는 현재의 법리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음이 인정되는 사건에서도 유형력의 정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강간죄 성립을 부정할 수 있어, 재판 실무와 법리 사이의 차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동의 모델로의 전환은 법원이 전혀 모르는 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재판에서 다루어지는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구성요건으로 명시하는 작업이며, 입증책임은 여전히 검사에게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프랑스와 일본의 법개정 사례는 전세계 입법 동향으로 보이며, 특히 일본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현실적인 입법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 [토론2]
 | 소은영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

소은영 책임연구관은 성폭력범죄의 보호법익이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점에서, 성행위 국면에서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자발적 동의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로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강간죄를 비롯한 성폭력범죄를 ‘정조’가 아닌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문제로 본다면, 폭행·협박 등 유형력 중심 모델이 아니라 동의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동의 기반 법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반론들이 현재 국내 강간죄 개정 논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론과 유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성적 자기결정권이 무엇을 의미하고, 개인이 이를 자유롭게 누리고 행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국가와 타인에 의한 침해는 어떤 의미인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법은 단순히 처벌 규범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인식과 행동 기준을 형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에서 강간죄 개정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토론3] 동의 기준 변화에 따른 피해자 권리보장 방안
 | 전다운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전다운 변호사는 강간죄 개정이 단순히 처벌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1995년 형법 개정 당시 보호법익을 ‘정조’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전환했음에도 완수하지 못했던 형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현행 최협의설은 성폭력 사건의 초점을 가해자의 행위가 아니라 피해자의 태도로 옮겨, 피해자에게 “왜 더 저항하지 않았는가”를 증명하게 만들고 강간통념을 강화한다고 짚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피해자에게 죄책감과 수치심을 내면화하게 하며,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태도, 과거 관계, 성적 이력 등을 문제 삼는 2차 가해를 제도화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동의 모델은 범죄의 책임을 행위자에게 돌려놓고, 피해자를 ‘충분히 저항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권리를 침해당한 주체로 대우하게 하는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동의’ 모델로의 강간죄 개정은 누구도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행위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회, 그리고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성적 관계의 기본이 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초석이 되길 기대됨을 공유했습니다.

 

■ [토론4] 동의 기준 변화가 미칠 우리 사회의 변화 
 | 신지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

신지영 활동가는 성매매를 둘러싼 ‘돈이 지급되었으므로 동의가 있었다’는 인식이 동의를 얼마나 협소하게 이해해왔는지를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성매매 산업은 계약과 거래의 형식을 통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보장된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실제로는 빈곤, 부채, 성차별적 노동시장, 위계와 폭력, 생존의 압박 속에서 이루어진 순응을 자유로운 동의로 해석하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성매매 여성, 포르노 산업 여성, 딥페이크 피해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을 통해 우리 사회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여성’과 ‘이미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여성’을 구분해 왔음을 지적했습니다. 현행 강간죄의 최협의설 역시 피해자의 피해 여부보다 피해자가 얼마나 ‘피해자다운 여성’인지 묻는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동의 기준의 변화는 단순히 법적 판단 기준을 바꾸는 것을 넘어, 성적 관계와 권력관계, 사회적 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유튜브 생중계 다시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QmcGuW4Ca9M

 

※ 자료집 다운받기
https://drive.google.com/file/d/12yrgHcU1BiZKYl3A7KQ4qyAKbREHNGUw/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