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 11월9일~10일, 1박2 일 [마음챙김수퍼비전] 다녀왔습니다!!

상담소 활동가들 11월9일~10일 1박2일로 마음챙김수퍼비전을 제천으로 다녀왔습니다.

피해자지원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소진되고 지쳐있는 시기, 활동가들의 마음을 챙기는 일은 반성폭력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번에는 상담전문가를 섭외하여 동행하여 활동가들의 마음을 살피고, 챙기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정되었던 점심 도착시간이 늦어지면서 시장했던 활동가들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으로 조리 된 많은 반찬들을 모두 섭렵하며 평상시의 양보다 더 많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이후 식당 근처의 산책 길을 걸어가는 동안 동네 개 한 마리가 우리를 앞에서 인도하듯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우리를 뒤돌아보았습니다.  귀여운 안내자 덕에 기쁘게 산책을 마쳤습니다.^^

 

저녁 먹거리를 사고 숙소에 도착하니 호수를 품은 듯한 숙소의 수려한 경치와 서울과는 확연히 다른 공기에  일과 일상에서 지친 마음들이 스르르 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숙소의 방 배정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엎드려 앞 사람이 어느 방으로 가는지 모르도록 재밌게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활동가들이 어디에 들어갔을 지 빈 방은 어디일지 생각하며 각자 방을 찾아갔는데, 충주호가 바로 보이는 1층의 뷰가 좋은 방은 무려 4명이나 들어가게 된 것을 보고 한바탕 웃음이 오갔습니다. 모두 좋은 방은 다른 사람을 가라고 다른 방으로 갔을 것 같아, 뷰가 좋은 그 방이 오히려 비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말을 들으며 방 선택 하나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첫 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나의 마음 상태를 체크하고 각자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자신의 마음의 온도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반성폭력 활동을 한 가운데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챙기는데 소홀했던 활동가들이 집중하여 자기자신을 바라보고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소중한 자기돌봄으로 느끼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뜰로 나가 하와이안춤인 훌라를 통해 몸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5주년 기념행사 때 활동가들의 공연으로 훌라를 추었고 행사에 참석했던 상담전문가들이 훌라춤이 가진 의미와 소소한 몸의 움직임이 주는 치유가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임을 이야기하고 추천하여 진행된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춤에 대해 거리감을 가지고 있던 활동가들도 충주호를 바라보며 ‘카홀로훌라’ 라는 하와이안 어린아이들이 추는 춤을 추었습니다. 몸짓이 언어인 하와이 민족들을 따라 자연과 지금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훌라를 몸으로 표현함으로서 자연과 하나되어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프로그램 중에 하이라이트는 충주호를 바라보며 앞마당에서 불멍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저녁을 먹을 때쯤부터 비가 계속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아쉬움을 알고 야외 텐트에서 바비큐파티를 하고 불멍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지요..ㅜ

 

 

저녁식사 후 진행된 프로그램은 감정카드를 통해  ‘나의 관계 돌아보기’였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펴본 시간에 이어서 현재 좋아하는 사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에 어울리는 감정을 찾아가고 그 사람들이 활동가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지원 과정 중 피해자와의 관계, 동료, 가족, 친구 등 여러 관계들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활동가들 간 서로 다독이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여운을 느끼며 활동가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복분자술을 꺼내 연 순간!! 병모양과 색깔이 똑같은 바나나식초를 가져와 한바탕 웃었습니다. 대신 다른 활동가가 경품으로 받아왔다는 청포도와인을 가져와 나누어 마시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위로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첫 프로그램은 ‘나에게 관대해지는 마음(자비명상)을 진행하였습니다. 타인에게 관대해진 마음을 이제 다시금 자신에게로 가져와 고맙고 수고하는 나를 인정하고 지금 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불안, 편안함, 걱정, 기대 등)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바라봐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정이 마음뿐 아니라 몸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배우고 사례지원이나 활동과정에서 소진되기 쉬운 감정을 차분히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돌아오는 길 비봉산에서 좋은 경치를 보며 이틀동안의 여정을 나누며 활동가들 각자가 지닌 마음의 여정을 갈무리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정책적 비전을 찾아보기 힘든 시기, 반성폭력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혐오와 배제의 시대를 견딜 수 있을 지 고민이 많은 요즘. 활동가들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다양한 감정과 상태를 알아봐주는 수퍼비전 시간은 다시금 힘을 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2024년 더 가열차게 활동할 상담소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