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에서 하는 일: 으랏차차, 샘동이!

쉼터 평화의 샘에는 10대의 청소녀들이 살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녀들은 그간 밖에서 수많은 상처와 시련을 겪고, 본인의 의지 조금에 거리상담원이나 유관기관들의 상당한 의지 혹은 강압이 더해져서 평화의 샘이라는 집으로 오게 된다.

평화의 샘에서는 입소된 청소녀들을 ‘샘동이’라 부른다. 이곳에서 살면서 그녀들의 마음이 샘처럼 마르지 않고 성장하기를 그리하여 행여 지나가는 길손에게 시원한 물 한 그릇 먹고 쉬어가게 하는 여유도 생길 수 있도록 기원하는 마음에서이다.

그렇다면 평화의 샘 상담원들은? ‘샘지기’라 부른다. 맑은 샘물이 막히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도록 퍼주는 사람, 가끔은 맑은 샘물로 목 한번 축이는 축복도 얻으리라는 마음에서이다.

 

샘동이들은 어떻게 생활할까?

샘지기들은 샘동이들을 위해 새로운 시작, 잘놀기, 잘살기 마지막으로 홀로서기의 계단을 만들었다. 샘동이들은 이 계단은 순서대로 오르지는 않는다. 시작계단에서 발끝을 내딛기도 전에 멈춰버리기도 하고, 어떤 계단에서는 엄두도 못 내고 좌절하여 뒷걸음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평지도 어려운 샘동이들에게 4단이나 되는 계단을 올라가라 하다니 샘지기들은 욕심이 너무 많다 싶기도 하다.

자 그래도 각각의 계단을 밞아보자.

 

새로운 시작 (기본지원)

샘동이들은 많은 경우 적절한 양육을 받지 못한 채 가출을 한 후 평화의 샘에 들어온다. 그런 샘동이들에게 또 다른 샘동이나 샘지기들과 함께 하는 쉼터 생활은 또 다른 암초다. 생활규칙을 지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외출금지나 인터넷금지와 같은 벌칙을 받기도 하고 반성문을 쓰기도 한다.

이 과정을 견디지 못한 샘동이들이 다시 거리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샘지기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통할 수 있는 벗과의 만남이다. 벗은 어른이기도 하고, 또래이기도 하며, 샘지기가 되기도 한다. 자원봉사 대학생이나 종교 활동에서 만난 신부님이나 수녀님, 목사님들은 샘동이들의 휼륭한 멘토이다. 꾸중하는 샘지기나 사이가 안 좋은 샘동이들을 맘껏 흉보고 속이 후련해져야 내가 정말 잘한 건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관계에서 받았던 배신과 상처를 어루만지고 돌보게 된다.

 

  • 위기지원 : 수사동행, 소송 및 법률지원, 종합검진 및 의료지원, 위기상담 및 지원
  • 학업지원 : 복학, 검정고시, 1:1 학습지도
  • 멘토 멘티 실시를 통한 생활적응 향상 프로그램

 

 

잘놀기 (여가지원)

샘동이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유년의 추억이 많지 않다. 즐겁고 좋았던 기억보다 학대받은 기억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샘지기들은 샘동이들이 재미있게 잘 놀아야 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궁리를 많이 한다. 잘 논다는 것은 어울림, 이해, 수용, 인내를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싸우다가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즐겁게 만들어갈 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즐거워진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식을 한 가지씩 해서 나눠먹고, 콘서트, 인근학교에 가서 운동도 함께 하고, 생일엔 푸짐하게 한상 차려서 즐기기도 하고, 방학엔 상담소 선생님들이랑 모두가 여행을 가며, 샘동이가 꼭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있다면 참여하여 끼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깟 생일상이 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고, 샘지기들이 손수 음식을 장만하여 축하 해주니 소중한 존재로 대접받았다 생각되며 행복해한다.

 

  • 하계 동계 캠프
  • 문화활동

 

해남 미황사 템플스테이. 2008년 여름캠프

 

잘살기 (전문지원)

샘동이들에게 일상에서 만나 상처나 용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어른들과 또래들을 많이 만나게 해주고 싶다. 속마음을 감추면서 체하지 않고 툭 터놓고 세상 밖에서 자신을 시험하고 지지받으며 살아가게 해주고 싶다.

이 계단에서 샘동이들은 자신만을 위한 시간들을 갖게 된다. 상담이나 성교육을 받게 되며, 샘동이의 기질과 능력 개발을 위한 검사들도 실시된다. 가족이 있다면 가족들도 챙김을 받게 된다. 샘지기들은 생활에서의 갈등과 관계의 어려움들을 같이 나누고 샘동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갈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부모와는 서두르지 않음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사회서비스를 적절히 받고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샘동이와의 관계에 접근한다.

지역사회의 도움은 각 과정 모두에서 도움을 받지만 특히 이 단계에서는 내부 자원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전문가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 개별상담, 집단상담
  • 가족상담 및 가족지원서비스
  • 맞춤형 1:1 성교육

 

 

홀로 서기 (자립지원)

샘동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19세가 되면 평화의샘을 떠나 독립해야한다. 말이 독립이지 경제적 기반이 없는 샘동이들이 어디 가서 무엇을 하며 살 수 있을까?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연관시설로 가거나 대학의 기숙사 정도에서 생활하게 되니 완전한 독립이라 할 수도 없고 평화의샘과 지속적으로 연관을 맺으며 살아간다.

홀로서기 위해서는 마음이 단단해지고, 꿈이 있어야 하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휴~우 어렵다.

이 과정을 위해서 샘동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시도해본다. 빵을 만들고, 디자인을 배워보고, 컴퓨터를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학교가 안될 때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글쓰기, 춤 무엇이든지 시도하고 부딪쳐 보는 거다. 아르바이트도 한다. 일하는 게 힘들고 사장님이 무서워도 견디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준비 과정이다. 이 과정을 위해서는 정 힘들 때 잡아줄 끈이 있어야 한다고 샘지기들은 생각한다. 샘동이들이 평화의 샘을 떠난다 하더라도 즐거우나, 슬프나 찾아와 따듯한 밥 한 끼라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Home Coming Day는 홀로선 샘동이들이 동생들 주라며 없는 돈 털어 먹을 것 사들고 집으로 오는 날이다. 찬 없는 밥이라도 맛나게 먹고 동생들을 도닥이며 홀로설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날이다.

 

  • 경제교육, 취업기회 지원
  • 자격증 취득 교육
  • 자립금 지원

 

‘내 꿈은 뭘까?’ 평화의 샘 담벼락에 그려본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