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후기] 미투운동 중간결산, ‘지금 여기에 있다'(주최-한국성폭력상담소)

지난 2022년 8월 20일 인사동 KOTE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주최하는 [미투운동 중간결산 : 지금 여기에 있다]가 열렸습니다.

미투운동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현장을 함께 걸었던 연대단체, 동료활동가로서 천주교성폭력상담소에서도 함께 참여하여 미투운동이 지금은 어떤 상태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가 열리는 인사동 KOTE 입구 골목에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의 작품인 휘장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어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 휘장들은 책갈피로도 만들어져 참여신청을 한 사람이나, 후원을 한 사람들에게 배포되었습니다.

미투운동 중간결산은 총 3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첫번째로는 “성찰 빼고 돌아올 때 : 가해자 처벌 후 복귀 전, 공동체의 숙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안희정 성폭력사건의 피해자측 증인이었던 신용우님, 미투운동의 연대자이자 피해당사자였던 정의당 장혜영 의원, 이윤택 성폭력사건의 연대자였던 성평등작업실 이로의 이산 님이 패널로 나오셔서 미투운동이 각 공동체에서 어떻게 작동되었는지, 그 안에서 피해자나 연대자들이 겪은 고통은 무엇이었는지, 각 공동체들이 성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두번째 섹션에서는 “‘2차 피해와 피해 부정의 양상”에 대해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님,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님, 국회정책연구회의 이보라 님, 여성현실연구소의 권김현영 님이 패널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 시간에는 미투운동의 흐름만큼 거세게 휘몰아쳤던 2차 피해의 양상을 세세하게 이야기하였는데, 2차 피해라는 것이 기존의 피해자다움, 피해자책임론에서 더 나아가 가해자의 권리라는 인식(무죄 추정의 원칙 등)과 이에 철저한 검증이라는 명목하에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짚고, 이러한 2차 피해가 법으로 다 아우르며 제재하여야 하는 것인가, 사회적 혹은 윤리적 차원에서 2차 피해가 발생되는 원인을 찾아보고 고민하며 작지만 다양한 싸움들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각자의 고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피해자는 일상으로 달라진 우리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각 미투운동의 당사자이자 고발자들이 일상회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주었습니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주연 충북스쿨미투연대 생존자, 허/들 허들을넘는여자들 에디터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일상회복을 도모하였는지, 그때 연대자나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힘을 받았는지, 또 생존자로서 어떤 마음을 단단히 하였는지 이야기들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행사 모두를 지켜본 활동가로서는 이 시간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미투운동 중간결산 행사에는 여러 부스들이 있었습니다.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김지은입니다’의 저자 김지은님이 처음으로 부스를 연 ‘람지커피’의 판매를 도왔는데요. 당일 많은 분들이 김지은님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준비해온 원두, 드립백, 콜드브루가 모두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 많은 분들이 미투운동이라는 말이 나오면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처럼 말씀하시곤 합니다. 그러나 현장 활동가로서 미투운동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미투운동의 피해생존자들의 일상회복은 더디기만 하다는 느껴집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어떤가요? 이미 형을 마쳤으면 그의 모든 책임은 끝난 걸까요? 그들을 둘러싼 권력과 자원과 영향력이 건재함을 각 미디어에서, 그 권력을 둘러싼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서 매번 느낍니다. 반성과 성찰이 없는 사회와 그 구조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연대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미투운동에 나서주신 피해자들에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연대와 지지를 계속 보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행사였지만 본 상담소 활동가들도 함께 하며 많이 고민하고, 힘을 내는 시간이었습니다.

 

** -본 행사에 대해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유투브를 통해 다시보기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i7ztN4Awb8E

 

-행사 당일 판매하던 김지은님의 ‘람지커피’가 정기구독 신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연대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문의; ramjicoff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