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활동가 글쓰기 교육 : 현장과 글이 만날 때

안녕하세요~!

상담소 활동가 은진입니다.

5월 부터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활동가학습플랫폼 판에서 활동가를 위한 글쓰기 교육을 한다는 소식에

저희 상담소의 모든 활동가들이 열려한 관심을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5년 미만 경력의 활동가만 교육 대상에 해당되었기 때문에

제가 차출(?)되어 6주간의 교육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날은 인권동물권기록활동가 홍은전 선생님의 활동가로서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들었습니다. 단순히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어쩌다 활동가가 되었는지, 단체 안에서 긴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과 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고민들, 글쓰기를 통해 상대방이 되어보면서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이해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들려주셨고 빠져들었습니다. 활동가로서 선배활동가들의 고군분투를 들으며 늘 너무도 많은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나만 이런 고민에 빠진 것이 아니구나. 이 시간을 견디고 지나오면 저런 멋진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구나 하면서 따뜻해지는 첫날이었습니다 !

 

두번째 고경태  선생님 (한겨레신문 이노베이션 랩 실장)의 강의는 글쓰기의 감각을 익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절박함을 가지고서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의 자존심과 자존감을 위하여, ‘나’를 위해 써야하고 뻔하지 않고 나답게 나의 시선과 언어를 갖고 ‘그냥’ 써내려가는 감각!! …말은 참 쉽지만 이런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 글에 할애하여 고민하고, 공부를 해나가야하는지 생생한 경험담을 선생님의 커리어와 맞물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글쓰기에 대하여 잘 쓰고 전문가인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마감에 맞춘 글에 대한 고민은 늘 따라다니고 그 고민만큼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심오한 글쓰기의 세계여!)

 

세번째 , 네번째 김수희 선생님(한국여성진흥원 기획소통국장)은 활동가 글쓰기의 노른자와 같은 현장을 알리는 글쓰기! 성명문과 보도자료 쓰기 였습니다. 정말 일타강사 같이 명료하게 현장의 이슈에 시의성에 맞추어 어떻게 효율적이면서 간결하게 현장의 글을 전달할 수 있는지, 직접 성명문을 작성해보고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활동가들 모두 서로 다른 분야의 단체에서 왔기 때문에 여성운동 뿐 아니라 환경, 성적소수자, 인권, 전쟁문제 관련하여 무엇이 이슈가 되는지 알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또다시 홍은전 선생님과 두번에 걸쳐 공감하는 글쓰기 수업과 실습이 있었습니다. 자신을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것, 혹은 소화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합평하였습니다.  일기와 같이 매일 쓰는 글은 (나쁜 의미가 아니라)배설하는 글이고, 이를 토대로 자신에게 달라붙는 주제를 정해서 정제된 언어를 고르고 구조를 만들고 써내려가는 소화하는 글의 차이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을 쓰고 내가 느낀 감정과 상황과 근사한 말들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보면 그 주제와 관련한 내 무의식에 자리한 생각들도 만날 수 있었고 글을 쓰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정리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조용히 시간을 두고 읽고 어떤 심정으로, 어떤 과정으로 써내려갔는지, 어떤 문장이 좋았고, 어떤 이야기는 못내 적지 못했는지 들으면서 눈물 짓기도 하고 웃으면서 짧은 시간 내적친밀감이 느껴졌답니다. ㅎㅎ

 

그래도 두편의 글을 완성했다는 뿌듯함과 6주간의 강의가 종결된단 아쉬움을 뒤로하고, 강의들을 돌이켜보면서

활동가로서뿐 아니라, 제 개인의 일상안에서도 성장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자극 받아서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잘 나기 위한 글을 적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