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회복을 무시하고 여성인권 50년 후퇴시키는, ‘여성가족부 여성폭력방지 및 지원 예산안 삭감’에 반대한다.”

 

지난해부터 정책적으로 비난을 받거나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 여성가족부 폐지’를 강행하며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윤석열 정부의 맞서, 수차례의 기자회견, 성명서를 통해 비판하고, 여성가족부 폐지안 폐기를 요청해왔던 여성폭력피해자지원단체들의 활동을 기억하시나요?

 

윤석열 정부는 2024년 정부 예산안에서 여성폭력 방지 및 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120억 삭감하고, 일터 내 성차별·성희롱 상담을 24년간 이어온 고용평등상담실 운영예산을 전액 삭감하였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못하게 되니, 오히려 피해자 지원을 하는 주요 예산 자체를 빼앗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약자 복지”에 집중투자하고자 오히려 전체 예산을 9%로 늘린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예산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족정책 예산이 늘었을 뿐 피해자에게 직접 지원되는 예산(피해자 구조 지원, 의료비 및 치료 회복 프로그램, 보호시설 및 주거지원 등),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담소의 운영 예산, 각종 여성폭력 예방교육 및 인식개선 홍보 예산 등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핵심적 예산이 무려 총 142억 원이 삭감된 상태입니다.

 

피해자 지원 현장에서는 지원 예산 부족을 늘 체감하고 예산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습니다. 또한 여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인식 개선과 교육에 많은 공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가정폭력, 성폭력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서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이나 실질적 폭력 예방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효율을 생각한다는 정부가 효율 따위 생각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전액 삭감한 고용평등상담실 또한 직장 내 성희롱과 성차별을 경험하고, 부당한 사유로 노동권을 침해 받은 여성노동자를 20여년 간 상담 지원하던 곳인데, 정부는 이를 없앤다고 합니다. 고용노동부 8개 지청에 1명씩 고용해 상담하겠다는데 1명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맞는지, 직장내성희롱성차별을 경험하는 여성들의 노동권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고 봅니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피해, 데이트폭력, 디지털성폭력, 성희롱 등 다양한 피해 유형에 따라 전문성을 갖고 지원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 해바라기센터, 가정폭력상담소, 성폭력상담소, 성매매피해상담소, 폭력피해이주여성상담소 등에 기관들에 대하여 ‘유사 중복 사업 통폐합‘ , ’보조사업 운영 효율화’를 핑계로 기존의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들을 일방적으로 통폐합하고 개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통합상담소로 전환하지 않는 곳은 국가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려 합니다.

 

그 시작으로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피해자 지원을 안정적으로 해왔던 현장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아무 소통 없이, 가정폭력 상담소와 보호시설 운영비도 삭감하고 무작정 상담소 인원을 감축하려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성폭력상담소에서 지원하고 있는 디지털성폭력 사업을 갑자기 통합지원센터로 이동시킨다고 합니다.

정부는 기존에 상담소에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일까요? 통폐합이 된다면 이들은 내년부터 다른 기관으로 옮겨가야 하는 걸까요? 여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회복을 고려하여 내린 결정인지 재차 묻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안은 여성인권에 대한 존중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공적 시스템에 문제제기하며 만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국가가 폐기하고 있고 쌓아온 여성인권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여성혐오 범죄들이 연이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을 내세우는 정부는 여전히 백래시 정치를 일삼고 있습니다. 이에 본 상담소는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 감축 철회 촉구 공동행동과 함께하며, 정부에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 정부는 당장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 지원 예산 감축안 폐기하고 예산안을 복구하라!

–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시설에 대한 구조조정과도 같은 일방적 통합상담소 전환 계획을 중단하라!

– 여성폭력 피해자가 일상을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피해자 지원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