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차별과 혐오없이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이 종교의 가치다. 성소수자에 대한 배제를 멈춰라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의 서울퀴어문화축제위원회 대관 불가 통보에 대한 규탄 성명

 

“차별과 혐오없이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이 종교의 가치다.

성소수자에 대한 배제를 멈춰라”

 

 

2023년 6월 28일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성명에 따르면 “재단법인 서울가톨릭청소년회가 운영하는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은 서울퀴어문화축제위원회가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 개최관련 최종 점검회의 및 자원활동가 미팅을 위해 대관신청한 것에 대해 최종 대관불가를 통보하였다”고 한다.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은 대관불가 이유로 대관 규정 제6조(대관신청의 제한, 승인취소 및 자격정지)의 1항을 명시하였으나, 해당조항의 17개 제한항목에는 성소수자와 관련 행사의 대관제한 내용이 없는 바 근거없이 성소수자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것이라는 것”이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입장이다.

 

다양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고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앞장서야 할 종교계에서 오히려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이는 모든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한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성소수자를 비난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에 반하는 일이다. 더구나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은 가톨릭이 청년들을 위해 열린 공간을 준비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하면서도, 성소수자 청년은 배제하는 것은 아닌지 유감스러울 뿐이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평등하게 어우러져 즐기는 장으로 성소수자뿐 아니라 앨라이, 수많은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축제이다. 가톨릭내의 단체들도 성소수자 신도들이 그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이나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연대체로 축제에 참석해왔다. 특히 지난 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는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퀴어퍼레이드의 맨 앞자리에서 ‘혐오와 차별, 편견에 반대하고,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축복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단법인평화의샘>은 천주교 내 여성의 불평등 및 사회문제에 연대하며 천주교성폭력상담소를 설립하였고, 지난 25년간 성매매 및 성착취피해 청소년 등을 지원하며 종교와 상관없이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활동해 온 단체로서,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의 차별 및 혐오적 행위를 규탄하는 바이다. 또한,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이 스스로 차별과 배제를 행하여 수많은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외면하고 종교밖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종교안에서 더욱 존중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고 환대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종교적 실천에 대해 되짚길 요구하는 바이다.

 

<사단법인평화의샘>은 성소수자 및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이 서로의 자긍심이 되고, 서로의 환대자가 될 수 있도록 더 기쁜 마음으로 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 함께 할 것이다.

 

 

2023.06.29.

사단법인평화의샘, 부설기관<천주교성폭력상담소, 청소년지원시설 평화의샘, 성착취아동청소년지원센터 띠앗>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7탄] 부부간 성관계는 언제든 동의된 것이다? : 숨겨진 범죄, 아내강간

 

*이미지 속 텍스트 내용입니다.

 

강간죄개정연대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성폭력의 판단기준을 ‘폭행과 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로 바꾸는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법개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강간죄 개정연대회의는 5월 11일부터 매주 목요일 강간죄 개정의 필요성을 빼곡히 담은 릴레이리포트를 총 7회 발행합니다.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7탄]

부부간 성관계는 언제든 동의된 것이다? : 숨겨진 범죄, 아내강간

아내강간, 범죄로 인정되기까지

1970년, 대법원은 남편이 강제로 아내를 강간했더라도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70도29 판결). 원심에서는 아내가 남편에 대해 간통죄 고소 및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동거 중이기에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아니라고 보고 강간을 유죄로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아내가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부부관계가 이어지고 있어 ‘(남편의) 정교청구권’이 여전히 유지된다고 보아 강간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결의 근거는 ‘폭행·협박 여부’도 아니었고, ‘동의 여부’는 더더욱 아니었다. 이 판결의 유일한 근거는 부부간의 성관계는 당연한 것이며, 그리하여 부부간에 강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통념이었다. 당시 강간죄 등을 명시하고 있는 형법 제32장의 제목은 ‘정조에 관한 죄’였으며, 강간죄의 객체는 ‘부녀’였다. 다시 말해 ‘부녀’에 ‘아내’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995년, 형법 제32장 ‘정조에 관한 죄’는 ‘강간과 추행의 죄’로 개정되었다. 이로써 강간죄의 보호법익이 ‘정조’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2012년, 강간죄의 객체가 ‘부녀’에서 ‘사람’으로 확대되었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 현재 또는 장래의 배우자를 전제로 한 여성의 ‘정조’ 혹은 ‘성적 순결’을 ‘보호’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제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로써 ‘(아내를 포함한) 여성’이 독립된 개인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단서가 생겼다.

그리고 2013년 5월 17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남편이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강간한 사건에서 아내강간을 최초로 인정하였다(2012도14788, 2012전도252 전원합의체 판결). 재판부는 “부부 사이에 민법상의 동거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폭행,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고, 성적으로 억압된 삶을 인내하는 과정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라며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폭행·협박이 피해자를 곤란하게 할 정도인지의 여부는 ‘폭행 또는 협박의 내용과 정도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정도’, ‘남편이 힘을 쓴 경위’, ‘결혼생활의 형태와 부부의 평소 성교 전후의 상황’ 등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며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강간죄가 성립된다는 최협의설의 입장을 유지하였다. 또한, ‘부부 사이의 성생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가정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최대한 자제하여야 한다’는 전제를 둠으로써 아내강간을 국가가 개입해야 할 사회적 범죄가 아닌, 가정 내의 문제 혹은 개인적인 문제로 위치시켰다.

실태조차 알 수 없는 아내강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여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경험한 ‘평생 성적 폭력의 가해자’의 13.5%는 배우자이다. 2010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서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살펴보면, 지난 1년간 가정폭력 피해 중 ‘성학대’를 경험한 비율(중복응답)이 70.4%로 나타났다. 그 구체적인 양태로는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당했던 경험이 70.9%, 원치 않는 형태의 성관계를 강요당한 경험은 57.4%로 보고되었다. 이후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에서는 피해여성을 대상으로 한 부가조사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 최근의 피해 경향은 알 수 없다. 여성가족부에 보고되는 성폭력 피해 상담소 및 보호시설의 운영실적에도 가족, 친인척, 배우자에 의한 성폭력 사례를 함께 집계하고 있어 아내강간에 대한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일부나마 보고되고 있는 아내강간 피해 경험은 범죄로서는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대검찰청 범죄분석을 비롯하여 국가에서 발표하는 범죄 통계에서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중 남편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파악할 수 있는 항목은 없다. 이 때문에 남편에 의한 성폭력 범죄가 얼마나 신고되는지, 어떻게 처벌되는지도 알 수 없다. 피해자들이 아내강간을 신고하는 경험 자체가 매우 적기도 하다. 아내강간은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부부간’에 발생했다는 이유로 성폭력으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여성의전화 상담통계에서 부부관계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중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한 건수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경찰에 아내강간을 신고한 역대 상담 사례를 들여다보면, ‘이혼할 때 유리하게 적용되려고 신고한 거 아니냐?’, ‘가족인데 신고하냐, 이혼하면 그만인데 남편을 범죄자로 만들어야 하냐?’ 등의 경찰에 의한 2차 피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폭력적이거나 강압적인 관계의 지속적인 영향을 받는 부부관계에서는 아내강간 역시 다른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폭행·협박’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치 않는 때(‘생리중이거나’, ‘아프거나 피로할 때’)에 원치 않는 형태의(‘아이가 보는 앞에서’)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성기 삽입이나 접촉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강압적 행위를 동반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아내강간 피해자들은 이를 신고하거나, 신고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에 놓인다.

아내강간을 명문화하고,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하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성폭력 관련 법 및 제도 인지도 항목 중 ‘부부 사이라도 강제로 성관계를 할 경우, 강간죄에 해당된다’라는 항목에 응답자 70.4%가 ‘안다’라고 답했다. 또한, 2021년 여성폭력 실태조사의 친밀관계 폭력에 대한 인식 조사 항목 중 ‘연인이나 배우자가 싸우고 난 후에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라는 항목에 97.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제 연인, 배우자 관계라도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는 강간이라는 인식은 상식이 되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아내강간죄를 인정해왔다. 미국은 1984년 부부강간을 유죄로 인정했고, 영국은 1991년 최고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배우자 강간 면책조항을 공식 폐기하였다. 프랑스는 2010년 부부간 강간을 가중처벌 사유로 확립하였다. 한편,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2007년부터 한국에서 아내강간죄가 처벌되고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해왔다. 특히 2011년, 이러한 권고에 한국 정부는 “한국은 아내 강간을 인정하는 방향의 판결이 나오고 있으니 명문화할 필요 없다”라고 답했으나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는 “법 해석을 잘못할 우려가 있으니 명문화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바 있다. 가장 최근 권고안이 발표된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명시되고 있음에도 한국 정부는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어떤 관계에서든 원치 않는 성관계는 강간이다. 이 당연한 상식이 인정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이는 명확히 다시 쓰여야 한다.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라. 아내에 대한 성폭력은 형사적으로 처벌되어야 함을 명시하라. 그리하여 아직도, 언제나 ‘동의’ 상태에 있다고 여겨지는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다르게 바라볼 첫걸음이 간절히 필요하다.

글쓴이: 한국여성의전화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리포트- 성폭력인데 성폭력이 아니라고요? #2 가족이라는 신뢰 관계를 이용한 친족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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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생존자 수기 2편]

 

가족이라는 신뢰 관계를 이용한 친족성폭력 _ 심이경

 

나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상황에서 친족성폭력 피해를 당한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나의 친오빠인 가해자는 굳이 수고롭게 폭행이나 협박을 할 필요가 조금도 없었다. 내가 두려움에 완전히 얼어붙어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린 나는, 엄마가 알게 되면 자식들을 버리고 떠날까 봐 두려웠고 수능을 앞둔 오빠의 앞길을 막았다고 비난받을까 봐 두려웠다. 도망갈 곳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잠든 척하면서 끔찍한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나는 죄책감과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느꼈다. 내가 저항하지 못해서 피해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길어졌다고 자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라고 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왜 가장 먼저 나를 탓했을까? 왜 피해의 원인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나에게서 찾았을까? 그렇게 길러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고 듣고 배웠기 때문이다.

친족성폭력은 반인륜 범죄이므로 폭행·협박이 없었더라도 피해자가 주변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거라고 짐작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친족성폭력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성차별적 통념들이 그대로 작동한다. 예나 지금이나 가해자에게 관대하고 감정이입하는 말들은 차고 넘친다. 내가 처음 오빠에게 당한 성폭력을 말했을 때, 엄마가 가장 처음 한 일은 가해자인 오빠를 보호하는 일이었다. (“두 번 다시 이 얘기는 어디서도 꺼내지 마라. 니 오빠는 가정이 있잖니. 이제 와서 뭘 어쩌라고?”) 언니는 오빠의 범행을 사소한 일로 만들어주었다. (“그래도 성기 삽입은 없었잖아.”) 그렇게 친족성폭력 가해자의 범행은 철없을 때 저지른 실수, 혹은 장난, 또는 남자는 성욕이 너무 강해서 그럴 수도 있는 일, 사과하면 더 이상 문제 삼지 말고 피해자가 화해해 줘야 하는 정도의 일이 된다.

반면에 피해자에게는 잔인하게 책임과 비난의 화살을 겨눈다. 나도 미투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는 미투하는 나 때문에 가족이 불행해진다고 했다. (“미투 하지 마. 가족이 다 불행해져. 지금까지 참고 살았으니까 앞으로도 쭉 참고 살아. 너 그러면 엄마 제명에 못 죽어.”) 언니는 긴 고통의 책임을 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아직도 힘들어?”) 다른 친족성폭력 피해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장화는 아빠의 성폭력을 말한 후 가족으로부터 꽃뱀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희망은 가해한 가족들에게 책임을 물었을 때 미친 사람 취급을 당했다. 최예원의 가족들은 아빠 가해자가 감옥에 간 후에도 피해자의 말을 믿지 않았다. 푸른나비는 동생이 다음 차례가 될까 봐 아빠의 성폭력을 견뎠다. 그러나 동생은 “그건 언니가 반항하지 않아서야”라며 피해자를 비난했다*.

공기처럼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하는 성폭력에 대한 성차별적 통념들은 피해자가 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피해의 책임을 손쉽게 피해자에게 지운다. 가해자에게 향해야 하는 분노가 피해자 자신에게 향하도록 만든다. ‘작은 일’에 너무 큰 고통을 느끼는 자신을 미쳤거나 나약하다고 믿게 만든다. 피해자가 자신의 혼란과 고통으로 사경을 헤매는 동안 가해자들은 쉽게 엉성한 법의 그물망을 빠져나가, 선량한 시민인 척 거짓 명예로 포장한 평온한 삶을 누린다.

문화, 법, 개인의 생각은 상호작용하기 마련이므로, 이렇게 가해자에게는 관대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성차별적 문화를 유지하는 큰 기둥 역할을 형법상의 강간죄가 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인권 존중 사회로 나아가는데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이 있었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 강간죄와 “원하지 않은 성관계는 맞지만 강간은 아니다”라는 판례들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국가는 완벽한 피해자만 보호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인권(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 당한 것에 분노하기 전에 혹시 내가 빌미를 준 건 아닌지 자기검열부터 하게 된다. 그러나 완벽한 피해자라는 가해자 중심적인 기준은 너무 높기 때문에, 또 가해자에게 관대한 문화는 피해자의 증언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창조적으로 피해자의 책임을 끝도 없이 생산해 내기 때문에, 다수의 피해자들은 완벽한 피해자의 자격을 얻지 못한다. (내가 만 14세에 잠들었을 때 당한 친족성폭력 피해와 첫 직장 야유회에서 잠들었을 때 당한 성폭력 피해에 대해, 나의 친밀한 관계인 남성은 “니가 다리를 벌리고 자는 습관 때문에 그런 피해를 당한 거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성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서 찾는 상상력이 정말 창조적이지 않은가.) 그렇게 조금의 부주의라도 있었다면 피해자는 비난과 낙인이 두려워 말문이 막혀버린다.

다행히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살피는 판례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이긴 하나, 피해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운명을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법관을 만나는 운에 맡겨야 하는 현실이라서 여전히 문제적이고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이 동의 여부로 개정된 세상을 상상해 본다. 피해자에게 성폭력의 책임을 지우는 문화적 압박이 없는 세상. 완벽한 피해자가 아니라서 말 못 하는 피해자가 없는 세상. 나처럼 동의 없이 피해자의 성기가 침해당하면 “그건 강간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 가족을 성폭행하면 가해자가 대가를 치르는 세상. 주변인들이 피해자를 지지하고 보호하며 가해자를 방관하지 않는 세상. 친족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족이라는 신뢰관계와 피해자의 취약성을 이용한 친족성폭력의 원인과 책임은 전부 가해자의 몫이야”라는 말을 차고 넘치게 듣는 세상을 상상한다. 동의 여부가 기준이 되면 성폭력 피해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음은 물론일 것이고 피해자가 스스로를 비난하는 시간은 짧아져서 치유는 성큼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여성의 ‘내숭’과 ‘두려움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의 여부로 성폭력을 판단하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사람이 생긴다는 논리는, 남성 문화 내에서 인권의식이 한참 뒤처져 있다는 자기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성폭력과 성관계를 구분할 줄 모르는 편견과 무지는 어릴 때부터 인권교육을 강화하면 해결될 일이지 처벌 시도 자체를 안 하겠다는 태도는 곤란하다.

강간죄 개정 요구는 여성을 물건(도구, 소유물)이 아닌 사람으로 존중하는 당연한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 대한 요구이다. 이미 여성들의 인권의식은 ‘더 이상 여자라는 이유로 착취당하지 않겠다’는 각성의 수준에 도달했고 이를 뒤로 돌릴 수는 없다. 입법부와 사법부가 성폭력을 부추긴다는 오명을 벗고 싶다면, 국회가 존재 이유를 증명하려면,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조속히 개정해서 시대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장화·불가살이·김민지·정인·희망·최예원·엘브로떼·명아·푸른나비·평화·조제(2021),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글항아리.

 

[글쓴이 소개] 친족성폭력을 말하고 공소시효 폐지를 외치는 단단한 사람들의 모임 <공폐단단> 활동가, <나는 안전합니다> 저자.

 

 

 

 

 

 

 

 

 

 

 

2023년 띠앗 역량강화교육 [차이나는 문화회식] 후기

2023년 6월 16일 역량강화교육으로  버크만 진단을 해보았습니다.

버크만 진단은 1951년 미국 심리학자 Dr.버크만이 개발한 개인 특성 진단입니다.

사람의 네가지 주요 관점인 동기부여, 자기인식, 사회적인식, 사고방식을 보여줍니다.

 

이번 진단을 통해 팀원들은 개인의 욕구와 다른 종사자의 업무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현실적인 조직지향점을 찾는 기회를 갖고자 하였습니다.

 

분석된 내용을 통해  자기자신도 잘 몰랐던 나의 문제해결방식과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방어기제등을 확인하며  나와 팀원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외부지원이 많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역량강화교육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6탄] 이주여성 대상 성폭력, 그 수단은 폭행·협박이 아니다.

 

 


*이미지 속 텍스트 내용입니다.

 

강간죄개정연대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성폭력의 판단기준을 ‘폭행과 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로 바꾸는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법개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강간죄 개정연대회의는 5월 11일부터 매주 목요일 강간죄 개정의 필요성을 빼곡히 담은 릴레이리포트를 총 7회 발행합니다.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6탄]

이주여성 대상 성폭력, 그 수단은 폭행·협박이 아니다.

이주여성 대상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폭행·협박이 아니다. 제한된 취업 영역과 사업장 선택권, 혼인·출산·육아 등 성역할 수행을 조건으로만 부여되는 불안정한 체류자격 부여 제도 안에서, 언제든 ‘미등록’이라는 불법적 지위로 몰릴 수 있는 현실이 이주여성의 성적 침해를 용이하게 만드는 가해자들의 범행 수단이다. 열악한 상황은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 관점과 혐오에서 비롯되고 다시 강화된다. 이주여성 대상 성폭력 사건을 다룰 때는 반드시 이들이 처한 구체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주여성 대상 성폭력 사건 판례를 살펴보면, 발생 사건들은 장소적·관계적 특수성을 가진다. 그 특수성은 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지위를 보여준다.

노동현장에서의 불리한 지위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는 사업주인 경우가 많으며, 성폭력은 사업장 또는 농장, 기숙사 등 노동공간과 근접한 장소에서 발생한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언어능력, 노동조건과 체류자격, 경제 상황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 강간범죄에 이르기까지 가해자는 평소 사업장에서 성적 언동, 신체접촉이 일반적인 ‘한국문화’인 것처럼 꾸미는 ‘리허설’을 거친다.

경기 지역의 한 공장에서 사업주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희롱, 강제추행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노동자는 재입국특례제도를 통한 재취업 기회를 제공을 약속한 가해자(사업주)를 신고하지 못했다. 뒤늦게 사건이 공론화되어 열린 공판에서 가해자가 제출한 탄원서는 같은 공장의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이 “재입국특례제도*의 혜택을 받아야 할 남은 외국인노동자들의 상황을 봐서라도 피고인을 석방해달라”는 내용으로 작성한 것이었다. 그 중엔 사업주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를 추가 진술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다른 피해자도 있었다. 피해자가 피해자를 조력할 수조차 없는, 지금의 현실이다.

사업장 선택권이 사실상 보장되지 않고, 재입국·재취업의 부담은 온전히 노동자에게 지우는 현 제도에서 사업주의 권한은 막강하다. 성폭력을 인정하는 데에 폭행·협박이나 업무상 위력의 증명이나 이에 대한 엄격한 인정은 부당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처사다. 이주여성이 처한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주여성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침해 자체를 성폭력으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결혼이주여성의 고립된 환경

결혼이주여성이 처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은 관계적 특수성이 두드러진다.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중에는 친족관계(한국인 배우자의 가족)에 있는 자들에 의한 경우들이 다수 파악됐고, 결혼이주여성을 통해 입국한 친족(결혼이주여성의 어머니, 자매 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도 적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한국인 배우자와의 혼인관계를 유일한 유대관계로 갖는 이주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에는 이주여성에게 규범적 성역할만을 강요하는 가족구성원의 태도, 지역사회의 출신국과 인종에 따른 차별적 관점, 피해자다움으로 점철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까지 더해진다. 피해가 피해로, 피해자가 피해자로 인정되기까지 여러 고정관념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사돈댁으로부터 피해를 당하고도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 속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다시 자리에 돌아와 ‘웃을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친정엄마)의 사정이나 결혼이주여성의 행복을 위해 신고 뒤 피해진술을 번복한 피해자(사촌동생)의 사정이 피해사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정황증거로 선택되거나 피해자의 ‘동의’가 추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 위해,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성인지 감수성 판결의 취지를 다시 확인하고 가해자 중심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 나아가 최협의설에 근거한 폭행·협박 요건이 아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성적 침해를 성폭력으로 인정함이 필요하다.

존재의 불법화로 인한 취약함

마사지업소나 노래방, 유흥업소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이주여성 대상 성폭력범죄는 성판매자를 처벌하는 제도를 악용하기도 한다. 마사지업 종사자에게 성매매를 제안한 뒤 거절당하자 피해자를 강간하고 불법 성매매(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무죄 주장을 한 사례, 성매매 종사자를 대상으로 출입국관리소 공무원을 사칭해 강제출국대상자라 협박하여 피해자를 강간한 사례, 예술흥행비자로 입국한 피해자들을 유흥업소에 종사하게 한 업주가 피해자들을 수시로 추행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사례를 보면, ‘이주여성을 얼마든지 불법적 존재로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성폭력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합의나 합법의 외연을 가진다는 명분으로, 분명한 유형력 행사가 없다는 이유로 성폭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그 범죄의 심각성을 가볍게 여긴 태도가 반영된 결과다. 미등록 외국인 및 성매매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구조적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이다.

피해자가 어떤 직업을 가졌든, 사건 발생 장소가 어디이든 어떤 업장이든, 대가를 약속하거나 지불되었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가 이주여성의 취약한 지위, 그가 속한 장소, 직업군의 불법성이라는 취약성까지 악용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이주배경 피해자에 대한 사법조력제도 필요

현재의 사법절차에서는 피해자 조력이 충분치 않아 일부 언어는 통번역지원이 원활하지 않고, 법적 정보 전달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 피해자가 폭행·협박이나 업무상 위력 요건에 대해 선주민 피해자만큼 상세한 진술로 피해를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유불리한 진술의 구별없이 조서가 작성되기도 하고 자칫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모순된다는 이유에서 무고죄나 명예훼손죄의 혐의를 의심받는 위험에 처한다. 피해를 인정받기 위한 절차에서 필요한 조력을 받을 수 없다는 것, 피해를 인정받거나 피해를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알아버린 피해자는 사건을 공론화할 수 없다.

이는 다시 피해자를 무방비 상태인 채 피해를 경험한 현실로 돌려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강간죄의 법적 요건은 엄격하게 따지고 고도의 증명을 요구하면서 정작 피해자 조력에는 무성의한 수사과정에서, ‘의도치 않았지만 격하게’ 가해자를 조력하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과 함께 이주여성 피해자의 사법절차권을 보장하는 제도 보완의 필요성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쓴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백소윤

*사용자는 취업활동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재입국 후 재고용신청을 할 수 있다. 재고용 신청을 통해 재입국한 자는 해당 사용주의 사업장에서 최소 1년 이상 일해야 한다(외국인고용법 제18조의 4).

(본 글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주최 2021년 <폭력피해 이주여성 판례분석 결과보고회> 자료집에서 발표된 “판결을 통해 본 이주여성 대상 ‘폭력’사건 특징과 문제점 – 성·가정폭력 체류 중심으로” 중 ‘이주여성 성폭력을 중심으로’ 발표문을 요약한 글입니다.)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리포트- 성폭력인데 성폭력이 아니라고요? #1 그날 있었던 일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들어가는 글: 형법상 강간죄는 오랫동안 "폭행 또는 협박"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왔습니 다. 하지만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폭행 ·협박없는 성폭력을 경험했습니다. 2019 년 1월부터 3월까지 전국성폭력상담소협 의회 소속 66개 기관의 성폭력 상담 사례 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사례 총 1,030명 중 직접적인 폭행·협박 없이 발생한 성폭 력 피해는 71.4%(735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현실과 법이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 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는 현장 지원 단체들이 쓴 <릴레이 리포트>와 더불어,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수기를 발행합 니다.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수기 <성 폭력인데 성폭력이 아니라고요?>는 6월 20일부터 3주간, 매주 화요일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폭행·협박'이 없는 성폭력을 겪은 피해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 해자는 면죄부를 받고 피해자는 보호 받 지 못하는 현행 법의 현실을 말하고자 합 니다. 그날 일어났던 일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성폭력인데 성폭력이 아니라고요?> #1 1 J “안녕하세요”하는 인사가 좋다. 내 일상이 안녕치 못해진 이후에 도 웃는 얼굴로, 혹은 무심하게 주고 받는 안녕이라는 인사는 차 가운 세상을 약간 더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를 준다. 하지만 형 식적으로나마 안녕하다 말할 수 없는 지금, 나는 살고자 하는 마 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이 싫고 한국어가 듣고 싶지 않아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서구 세계로 잠 깐 동안의 도피를 결심한 것이다. 나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이다. 명백한 거부에도 강간 피해를 당 했으나 폭행이나 협박이 없다고 기소조차 되지 않은 강간 피해 생존자이고, 동시에 만취상태에서 성폭력을 당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되어 누구에게 그 어떤 책임도 묻지 못 한 준강 간 피해 생존자다. 그러나 법적으로 나는 강간도 준강간도 인정받 지 못 하게 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가 아 닐까? 성폭력의 피해 생존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괴롭지만, 인정 받지 못한다는 것은 더 괴롭다. 낯선 장소에서 동의하지 않은 이와 맞이하는 아침의 불쾌함을 아는가? 나는 내가 마주한 상황을 인지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했 다. 생각해보라. 당신은 술에 취한 채 낯선 곳에서 눈을 떴다. 앞 뒤의 정황은 알 수 없다. 당신은 나체이며,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겪고 있는 일을 알지 못하는 그때 그 낯선 이는 일상적인 것처럼 말을 걸며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겠다 한 다. 그리곤 다시 허락 없이 당신의 몸을 만진다. 더 이상 행위가 진행되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당신의 거절의 말과 몸짓은 상대방 의 무력으로 제압된다. 그는 원하던 일이 끝나고 나자, 어쩌면 무 해해 보일지도 모를 표정으로 태연하게 다시 말을 건다. 마치 아 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당신은 그 간극에 어떠한 태 도를 취해야 하는지 아는가? 나는 그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설명 하기 힘든 불쾌감으로 한숨만 나왔다. 지금까지 인식하고 있었던, 대개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성추행이나 성희롱, 그리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성폭력과는 다르다. 명백하게 ‘싫다’는 의사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당했다. 태어나서 겪어본 경험 중, 타인에 의해 내가 사라지는 최초의 경 험이었다. ‘강간’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그렇게 험악하고 폭력적으 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는 얻어맞거나 목숨을 위협당하지 않 았다. 그러나 그 순간의 나는 극심한 무력감과 함께 공포 속에 있 었다. 최선을 다한 저항과 거듭된 거절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되는 상대방의 행위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하게 나를 제압했다. 마법 이 풀리고 일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때로 돌아오기 전까지 말이다. 현행법상 강간은 ‘폭행과 협박으로 타인을 간음하는 행위’인데 내가 당한 일은 명백한 강간이었지만, 법원은 그 행위에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피해자가 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겪은 일은 무엇인가? 폭행과 협박이 없었으니 화 간인가? 거절은 있었으나 동의는 하지않는 조금 독특한 형태의 성관계였는가? 전혀. 나는 나를 함부로 대할 것에 절대로 동의한 바 없다. 내가 당한 일은 명백한 강간이었지만, 법원은 그 행위에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피해자가 될 수 없었다. ' 그렇다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 일어난 성폭력은 어떠한 가? 나는 클럽 안에서 낯선 남성과 술을 한 잔 마신 이후부터 기 억을 하지 못한다. 나의 사라진 시간은 혼자 서 있지도 걷지도 못 하고 소지품 하나 없이 낯선 남성들에 의해 낯선 곳으로 옮겨지 는 모습이 담긴 CCTV와, 몇 시간을 나를 찾아 헤매고 있던 친구 들의 메시지, 방 안의 성적인 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흔적 으로 성폭력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이 가능할 뿐이다. 그러나 재판 부는 내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해 를 당한 나의 호소보다 조사나 법정진술 때마다 말을 바꾸던 가 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현행법상 준강간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 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타인을 간음하는 행위’인데 그렇다면 내가 경험한 것은 무엇인가? 항거불능이어도 성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기본값인가? 그것도 아니면 술에 취해 발생한 성폭력은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나는 나의 성적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나 법원은 내게 성적 자기결정권 의 침해가 없었던 것처럼 판단한다. 그리하여 나는 또 다시 피해 자가 될 수 없었다. 지금 나의 고통은 누구로 인한 것인가 생각해본다. 거절을 거절 로 받아들이지 않는 가해자 개인의 잘못으로 인한 것인지, 혹은 거절도 동의였을 수 있다며 가해자를 연민으로 끌어안은 이 법의 무책임함인지… 결국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었음에도 내가 피 해자다움에 맞서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기는 할까? 어떤 말 과 몸짓으로 어떻게 저항했고 가해자가 그 저항을 어떻게 제압하 며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웠는지 무감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수사 관에게 하나하나 ‘상상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는 일의 지난 함을 알까? '피해자다움'을 누구보다 혐오하면서도, 동시에 법적 인정을 위해 나의 무결함을 증명해야 했을 때 느낀 분노와 회의 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보수적인 ‘법’을 다루는 이들이 편견으로 바라볼까봐 매니큐어를 지우고 단정해보 이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며 느꼈던 그 수치심을 알까? 거듭 납득 할 수 없는 결과에 항소나 재정 신청을 요구하면서도 혹여나 무 고를 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움에 떨었던 시간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나는 대체 무엇과 싸웠던 걸까? 내 싸움의 대상은 가해 거대한 힘을 가진 사회는 동의할 수 없었을 때, 저항했을 때 성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나의 호소를 외면했다. 자 개인이 아니었다. 거대한 힘을 가진 사회는 동의할 수 없었을 때, 저항했을 때 성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나의 호소를 외면했 다. 귀찮아서 거짓말했다고,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말을 바 꾸는 가해자의 말을 더 감싸안으며 방어권이라는 이름을 붙여줬 다. 가해자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떳떳하게 살아가는 이 사회를 어떻 게 다시 신뢰하며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본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아무런 답을 찾을 수 없지만 그래도 단 한 가지 기대를 한다면,그 것은 ‘동의없는 성적행위’는 성폭력이라는 사실이 법과사회에 자 리잡는 것이 아닐까? 누구든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자유롭게 행 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 다. 누구도 타인의 신체를 허락 없이 수단화, 도구화할 수 없다. 폭행, 협박뿐 아니라 무력 행사가 있건 없건, 적극적 동의가 없었 다면 합의한 관계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동의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그 동의는 효력이 없다.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이제야 사회에 인식되기 시작했듯이 ‘동의없는 강간’ 또한 법과 사회에서 당연히 통용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결과에 순응할 수 없고, 순응하지도 않을 것이다. 피해로 인정받지 못한 그날의 일을 나는 어떻게 이름 붙여야 할 까? 피해자라는 허울 뿐인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더 했어야 할까? 혹시 성폭력의 판단기준이 ‘동의없는 성적행 위’였다면 그 결과가 달라졌을까? 나는 아직도 그날 일어났던 일 의 이름을 모른다.

 

*이미지 속 텍스트 내용입니다.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생존자 수기 1편]

 

그 날 일어났던 일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J (‘가장 보통의 준강간 사건’ 피해생존자) 

 

“안녕하세요”하는 인사가 좋다내 일상이 안녕치 못해진 이후에도 웃는 얼굴로혹은 무심하게 주고 받는 안녕이라는 인사는 차가운 세상을 약간 더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를 준다하지만 형식적으로나마 안녕하다 말할 수 없는 지금나는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한국이 싫고 한국어가 듣고 싶지 않아서태어나서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서구 세계로 잠깐 동안의 도피를 결심한 것이다.

나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이다명백한 거부에도 강간 피해를 당했으나 폭행이나 협박이 없다고 기소조차 되지 않은 강간 피해 생존자이고동시에 만취상태에서 성폭력을 당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되어 누구에게 그 어떤 책임도 묻지 못 한 준강간 피해 생존자다그러나 법적으로 나는 강간도 준강간도 인정받지 못 하게 된 사람이다그렇다면 나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가 아닐까성폭력의 피해 생존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괴롭지만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더 괴롭다.

낯선 장소에서 동의하지 않은 이와 맞이하는 아침의 불쾌함을 아는가나는 내가 마주한 상황을 인지하지도이해하지도 못했다생각해 보라당신은 술에 취한 채 낯선 곳에서 눈을 떴다앞 뒤의 정황은 알 수 없다당신은 나체이며상대방도 마찬가지다당신이 겪고 있는 일을 알지 못 하는 그때 그 낯선 이는 일상적인 것처럼 말을 걸며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겠다 한다그리곤 다시 허락 없이 당신의 몸을 만진다더 이상 행위가 진행되기를 원하지 않음에도당신의 거절의 말과 몸짓은 상대방의 무력으로 제압된다그는 원하던 일이 끝나고 나자어쩌면 무해해보일지도 모를 표정으로 태연하게 다시 말을 건다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당신은 그 간극에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아는가나는 그 상황이 혼란스러웠다설명하기 힘든 불쾌감으로 한숨만 나왔다지금까지 인식하고 있었던 대개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성추행이나 성희롱그리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성폭력과는 다르다명백하게 싫다는 의사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내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당했다태어나서 겪어본 경험 중타인에 의해 내가 사라지는 최초의 경험이었다.

강간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그렇게 험악하고 폭력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나는 얻어맞거나 목숨을 위협당하지 않았다그러나 그 순간의 나는 극심한 무력감과 함께 공포 속에 있었다. 최선을 다한 저항과 거듭된 거절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되는 상대방의 행위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하게 나를 제압했다. 마법이 풀리고 일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때로 돌아오기 전까지말이다현행법상 강간은 폭행과 협박으로 타인을 간음하는 행위인데 그렇다면 내가 겪은 일은 무엇인가폭행과 협박이 없었으니 화간인가거절은 있었으나 동의는 하지 않는 조금 독특한 형태의 성관계였는가전혀나는 나를 함부로 대할 것에 절대로 동의한 바 없다내가 당한 일은 명백한 강간이었지만법원은 그 행위에 이름을 붙여주지 않는다그래서 나는 피해자가 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기억하지 못 하는 상황에 일어난 성폭력은 어떠한가나는 클럽안에서 낯선 남성과 술을 한 잔 마신 이후부터 기억을 하지 못 한다나의 사라진 시간은 혼자 서 있지도 걷지도 못 하고 소지품 하나 없이 낯선 남성들에 의해 낯선 곳으로 옮겨지는 모습이 담긴 CCTV와 몇 시간을 나를 찾아 헤매고 있던 친구들의 메시지방 안의 성적인 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흔적으로 성폭력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이 가능할 뿐이다그러나 재판부는 내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해를 당한 나의 호소보다 조사나 법정진술때마다 말을 바꾸던 가해자의 손을 들어줬다현행법상 준강간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타인을 간음하는 행위인데 그렇다면 내가 경험한 것은 무엇인가항거불능이어도 성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기본값인가그것도 아니면 술에 취해 발생한 성폭력은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나는 나의 성적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나 법원은 내게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가 없었던 것처럼 판단한다그리하여 나는 또 다시 피해자가 될 수 없었다.

지금 나의 고통은 누구로 인한 것인가 생각해본다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는 가해자 개인의 잘못으로 인한 것인지혹은 거절도 동의였을 수 있다며 가해자를 연민으로 끌어안은 이 법의 무책임함인지… 결국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었음에도 내가 피해자다움에 맞서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기는 할까어떤 말과 몸짓으로 어떻게 저항했고 가해자가 그 저항을 어떻게 제압하며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웠는지 무감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수사관에게 하나하나 상상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는 일의 지난함을 알까보수적인 을 다루는 이들이 편견으로 바라볼까봐 매니큐어를 지우고 단정해보이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며 느꼈던 그 수치심을 알까거듭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항소나 재정 신청을 요구하면서도 혹여나 무고를 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움에 떨었던 시간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나는 대체 무엇과 싸웠던 걸까내 싸움의 대상은 가해자 개인이 아니었다거대한 힘을 가진 사회는 동의할 수 없었을 때저항했을 때 성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나의 호소를 외면했다귀찮아서 거짓말했다고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말을 바꾸는 가해자의 말을 더 감싸안으며 방어권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가해자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떳떳하게 살아가는 이 사회를 어떻게 다시 신뢰하며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본다아무리 고민해봐도 아무런 답을 찾을 수 없지만그래도 단 한 가지 기대를 한다면 그것은 동의없는 성적행위는 성폭력이라는 것이 법과 사회에 자리잡는 것이 아닐까누구든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그것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누구도 타인의 신체를 허락 없이 수단화도구화할 순 없다폭행협박 뿐 아니라 무력 행사가 있건 없건적극적 동의가 없었다면 합의한 관계가 될 수 없다마찬가지로 동의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그 동의는 효력이 없다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이제야 사회에 인식되기 시작했듯이 동의없는 강간’ 또한 법과 사회에서 당연히 통용되어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결과에 순응할 수 없고순응하지도 않을 것이다.

피해로 인정받지 못한 그 날의 일을 나는 어떻게 이름 붙여야 할까피해자라는 허울뿐인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더 했어야 할까혹시 성폭력의 판단기준이 동의없는 성적행위였다면 그 결과가 달라졌을까나는 아직도 그 날 일어났던 일의 이름을 모른다.

 

 

[토론회] 준강간 사건의 정의로운 판결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보통의 준강간사건 판결을 중심으로

가장 보통의 준강간 사건토론회

준강간 사건의 정의로운 판결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가장 보통의 준강간사건 판결을 중심으로

 

2023년 4월 27일 ‘가장 보통의 준강간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확정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는 인정되지만 가해자에게 이를 이용한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술이나 약물로 판단이나 대응이 불가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에 대한 현재의 판단기준이 처벌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피해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에 준강간 사건의 정의로운 판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 일시/장소 : 2023.07.04.(화) 14:00~16:30 / 온라인 줌(문자통역과 수어통역이 제공됩니다)

○ 사전 신청 링크: https://url.kr/ihrlu5

 

[사회]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발표1] 상황과 맥락이 삭제된 ‘가장 보통의 준강간 사건’ 판결의 문제 (남성아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발표2] 준강간 고의에 대한 고찰 (이영실 피해자 변호사 IBS 법률사무소)

[토론1] 수사·재판과정에서 성인지감수성 및 피해자다움이 미치는 영향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토론2] 심신상실 및 항거불능의 성인지적 관점 적용을 위한 사법적 제언 (김진원 인천지방법원 판사)

[토론3] 피해자 권리확보를 위한 제언 (김혜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공동 성명] 한국 정부, 비동의강간죄 반대한다고 국제기구에 답변? 정부는 성평등 퇴행 백래시를 멈추고, 성폭력 법적 체계 개선에 나서라!

[공동 성명]

 

한국 정부, 비동의강간죄 반대한다고 국제기구에 답변?

정부는 성평등 퇴행 백래시를 멈추고, 성폭력 법적 체계 개선에 나서라!

 

한국 정부는 ‘비동의 강간죄’ 도입에 반대한다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에 서면답변을 6월 6일 제출했다. CEDAW는 지속적으로 한국정부에 형법상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을 권고하고 있는 유엔 기구 중 하나다.

 

정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첫째 “성폭력 범죄의 근간에 관한 문제”이며, 둘째 “입증책임을 사실상 피고인에게 전가하고”, 셋째 “여성의 의지나 능력을 폄하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맞다, 성폭력 범죄 근본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성폭력 범죄는 ‘정조에 관한 죄’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죄’로 법과 인식의 방향이 바뀌어 왔음에도 여전히 형법 제297조에서는 폭행·협박을 강간 범죄 성립의 필수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여전히 피해자의 몫이다. 물리적 폭행 협박이 동반되지 않은 사건의 경우 수사사법기관은 피해자에게 그에 준할 만큼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가 있었는지 끊임없이 묻고 입증을 요구한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강간 상담의 71.4%가 명시적 폭행 협박 없는 사건이었다. 우리는 정부에 묻고 싶다. 정부는 현재 발생하는 성폭력, 성희롱, 가정폭력, 성착취가 여성의 의지나 능력이 없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하는가? 성폭력이 사회 구조적 성차별에 기반 한 폭력임을 간과한다면, 정부는 누구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한국 정부의 서면답변은 성평등 개선에 역행하는 ‘백래시’다. 3차 양성평등기본계획 상 ‘형법상 강간죄 개정 검토’가 결정되었음에도, 여당 관계자가 ‘무고죄가 많아진다’라고 선동했고 법무부와 여성가족부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 신설을 공약한, 성평등 백래시 정부다.

 

유엔 인권이사회, 여성차별철폐위원회, 고문방지위원회 등 UN기구들은 한목소리로 성폭력 법적 기준을 ‘자유롭고 자발적인 동의 부재’로 수립하라고 권고한다. 이 와중에 어제 발표된 UN개발계획 젠더사회규범지수(GSNI)보고서에 따르면 조사한 38개국 중 한국은 성평등에 반하는 편견이 가장 많이 심화된 국가였다. 그럼에도 이를 개선하기보다 오히려 강간죄 개정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정부의 행태는 한국사회의 성차별을 더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한국 정부는 더 이상 시민들의 삶을 퇴행시키지 말라. 70년간 지속된 극심한 유형력, 극심한 저항만을 요구해온 성폭력 인식과 문화를 강화시키지 말라. 형법상 강간죄 개정 방해를 멈춰라. 시대적 변화에 나서라. 우리는 성평등이 증진되는 사회에서 평등한 성적 시민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2023년 6월 13일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 등 240개 여성‧시민사회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사)광주여성의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사)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사)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사)대구여성인권센터,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디딤, (사)수원여성의전화, 새움터, (사)인권희망 ‘강강술래’, (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사)여성인권티움, (사)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사)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13개 회원단체 및 1개 부설), 셰도우핀즈, 장애여성공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사)강원여성가족지원센터부설춘천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사)경남여성회부설 성폭력상담소, (사)국제문화교육진흥원영남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사)기장열린상담소부설성∙가정폭력통합상담소, (사)법률구조법인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아산지부아산가정성통합상담센터, (사)부산여성의전화성‧가정폭력상담소, (사)생명과마음 태안군성인권상담센터, (사)생명의전화울산지부부설남구통합상담소, (사)성폭력예방치료센터부설전주성폭력상담소, (사)시흥여성의전화부설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사)울산성가족상담소부설울산성폭력상담소, (사)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제주여성상담소, (사)진해여성의전화부설진해성폭력상담소, (사)한마음부설한마음상담소, (사)행복나눔지원센터부설새벽이슬장애인성폭력상담소, 가족과성건강아동청소년상담소,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거제YWCA성폭력상담소, 거창젠더폭력통합상담센터, 경남여성장애인연대부설경남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북인권지원센터 부설 경북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원사회복지회부설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주다움성폭력상담센터, 고양여성민우회부설고양성폭력상담소, 광주성폭력상담소, 광주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 광주여성의전화부설광주여성인권상담소, 광주여성장애인연대부설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구미여성종합상담소, 군산성폭력상담소, 군인권센터부설군성폭력상담소, 군포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 김포성폭력상담소, 김해성폭력상담소, 꿈터성폭력상담소, 나주여성상담센터, 남양주가정과성상담소, 다함께성∙가정상담센터, 담양인권지원상담소, 대구여성의전화부설여성인권상담소피어라, 대구여성장애인연대부설대구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 대구여성통합상담소, 대전YWCA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 대전여민회부설 성폭력상담소 ‘다힘’, 대전여성장애인연대부설대전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대천가족성통합상담센터, 동대전장애인성폭력상담소, 동두천성폭력상담소, 동해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로뎀나무상담지원센터, 로뎀성폭력상담소, 무안여성상담센터, 밀양시성가족상담소, 벧엘성가족상담센터, 부산성폭력상담소부설부산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 부산여성장애인연대부설성·가정통합상담소, 부여성폭력상담소, 부천여성의전화부설성폭력상담소, 부천청소년성폭력상담소, 사단법인수원여성의전화부설통합상담소, 사단법인원선복지회부설평택성폭력상담소, 사람과평화부설용인성폭력상담소, 삼척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새경산성폭력상담소, 서울 가정성폭력통합상담소, 서천성폭력상담소, 서초성폭력상담소, 성남여성의전화부설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성폭력예방치료센터김제지부성폭력상담소, 성폭력예방치료센터정읍지부성폭력상담소, 세종YWCA성인권상담센터, 속초성폭력상담소ㆍ장애인성폭력상담소, 씨알여성회부설성폭력상담소, 아라리가족성상담소, 안산YWCA여성과성상담소, 안양여성의전화부설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 연천행복뜰상담소, 영월성폭력상담소 마음쉼터, 예산성폭력상담소, 오내친구장애인성폭력상담소, 울산동구가정∙성폭력통합상담소, 울산장애인인권복지협회부설울산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 의정부장애인성폭력상담소, 이레성폭력상담소, 익산성폭력상담소·장애인성폭력상담소. 인구보건복지협회대구ㆍ경북지회부설 성폭력상담소, 인구보건복지협회부산지회성폭력상담소, 인구보건복지협회인천지회성폭력상담소, 인구보건복지협회충북·세종지회 청주성폭력상담소, 인천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부설가정‧성폭력상담소, 인천광역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장애인성폭력상담소, 장애여성공감부설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전남성폭력상담소, 전남여성장애인연대부설목포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제주YWCA통합상담소,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부설제주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 제천성폭력상담소, 종촌종합복지센터가정ㆍ성폭력통합상담소, 창녕성∙건강가정상담소, 창원여성의전화부설창원성폭력상담소, 천안여성의전화부설성폭력상담소,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청주YWCA여성종합상담소, 청주여성의전화부설청주성폭력상담소, 충남성폭력상담소, 충남장애인복지정보화협회부설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충남지체장애인협회부설장애인성폭력아산상담소, 충북여성장애인연대부설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충주생명의전화부설충주성폭력상담소, 칠곡종합상담센터, 탁틴내일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통영YWCA성폭력상담소, 파주여성민우회부설파주성폭력상담소 ‘함께’, 포천가족성상담센터, 포항여성회부설경북여성통합상담소, 필그림가정복지통합상담소, 하남성폭력상담소, 하동성가족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한국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복지상담협회부설꿈누리장애인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여성인권상담소, 한국여성장애인연합부설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한사회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 함께하는공동체부설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함안성∙가족상담소, 함평보두마상담센터, 해남성폭력상담소, 행가래로의왕가정‧성상담소, 행복누리부설목포여성상담센터, 행복만들기상담소, 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133개소),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탁틴내일, 한국여성단체연합(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기독여민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단체연합,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회, 울산여성회, 전북여성단체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교육플랫폼효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인천여성회 /7개 지부 및 28개 회원단체), 한국여성민우회(고양여성민우회, 광주여성민우회, 군포여성민우회,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원주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 진주여성민우회, 춘천여성민우회, 파주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11개 본·지부), 한국여성의전화(강릉여성의전화, 강화여성의전화, 광명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의전화, 군산여성의전화, 김포여성의전화, 김해여성의전화, 대구여성의전화, 목포여성의전화, 부산여성의전화, 부천여성의전화,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 수원여성의전화, 시흥여성의전화, 안양여성의전화, 영광여성의전화, 울산여성의전화, 익산여성의전화, 전주여성의전화,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의전화, 천안여성의전화, 청주여성의전화, 한국여성의전화/25개 본부·지부) (총221개 단체/중복기관수 제외)

부산여성노동포럼, 사단법인 서울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회, 서울여성회 지부 영등포 여성회,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서울여성회 지부 서대문여성회(준), 서울여성회 지부 은평여성회(준), 서울여성회 지부 동서울여성회, 인권운동사랑방, 수원여성의전화, 전국여성노동조합인천지부, 사단법인 인천여성회, 살맛나는 민생실현연대, 사단법인 평화의 샘, 사단법인 여성환경연대, 사단법인 한국여성인권플러스.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정의당 금천구위원회, 서울 페미니즘 연합 동아리

 

[Joint Statement]

 

The Korean government opposes the offense of “non-consensual rape” in its response to international organizations?

The government should stop regressing on gender equality and take steps to improve the legal framework on sexual violence!

 

The Korean government opposes the introduction of the “non-consensual rape” offense and submitted a written response to the United Nations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CEDAW) on June 6th. CEDAW is one of the United Nations bodies that has consistently recommended the revision of the rape offense provisions in the Korean criminal law.

 

The government stated the following reasons for its opposition. First, it is a “fundamental issue regarding sexual violence crimes.” Second, it “effectively shifts the burden of proof to the accused.” Third, it has the potential to “undermine women’s autonomy and agency.” Indeed, the fundamental framework of sexual violence crimes needs to change. Despite the shift from considering rape as a crime against chastity to a violation of sexual self-determination in both legal provisions and societal awareness, the current Article 297 of the Criminal Code still defines rape as requiring elements of physical assault or threat. The burden of proof for such cases still lies predominantly on the victim. According to data from the National Network of Sexual Violence Crisis Centers, 71.4% of rape counseling cases involved incidents without explicit physical assault or threat. We question the government: Does it believe that the occurrence of sexual violence, sexual harassment, domestic violence, and sexual exploitation is solely due to the lack of women’s will and ability? If the government overlooks the fact that sexual violence is rooted in structural gender inequality, then who and what is the government serving?

 

The Korean government’s written response represents a “backlash” against gender equality improvement. Despite the decision to “review the revision of rape offenses” in the 3rd Gender Equality Basic Plan, officials from the ruling party incited fear by claiming that “the number of false accusations would increase.” As a result, the Ministry of Justice and the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 withdrew their previous positions and expressed opposition. The government under Yoon Seok-youl’s administration is a regression in gender equality, having promised to introduce the concept of “non-guilty rape” in the Special Act on Sexual Violence.

 

UN bodies such as the UN Human Rights Council, CEDAW, and the Committee against Torture unanimously recommend establishing legal standards for sexual violence based on the principle of “absence of free and voluntary consent.” Meanwhile, according to the recently released UN Development Programme Gender Social Norms Index (GSNI) report, among the 38 countries surveyed, Korea ranked as the country with the highest deepening of biases against gender equality. Yet, rather than working to improve this situation, the government’s stance opposing the revision of rape offenses will only reinforce gender discrimination in Korean society.

 

We demand that the Korean government no longer regress the lives of its citizens. Do not strengthen the deeply ingrained perception and culture of sexual violence that has persistently demanded severe physical force and resistance for 70 years. Cease obstructing the revision of rape offenses in the criminal law. Embrace the societal changes. We want to live as equal sexual citizens in a society that promotes gender equality.

 

June 13, 2023

 

240 women’s and civil society organizations.

Coalition for the Revision of Rape Laws, Korea Sexual Violence Relief Center, Seoul Women Workers Asscociation, Seoul Women Association, Seoul women’s association University students branch, Sarangbang group for Human Rights, Suwon women’s hotline, Korea Women’s Political Solidarity, Incheon Women’s Association, Realization of Worth Living Public Welfare Solidarity, Chuncheon WomenLink, Wellspring of peace, Catholic Counseling Center for Sexual Abuse “Wellspring of Peace”, orean Women’s environmental network, Jeju Women’s Association, Women`s Rights Plus of Korea, Korea Women’s Associations United, Korea Cyber Sexual Response Center, Justice Party/Geumcheon, Women with Disabilities Empathy, WomenLink, Tacteennail, National Silidarity aganist Sexual Exploitation of Women and others.

 

인천해바라기센터(아동)에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띠앗의 기관방문 소식 하나 알립니다.

 

 

 

지난 5월에는 서울해바라기(아동)에 방문하여 본 기관을 홍보하고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6월에는 저 멀리 인천해바라기(아동)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해바라기와 연대를 돈독히 하고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네요.

 

인천해바라기센터(아동)에서는 법인 부설기관인 청소년지원시설과 천주교 성폭력상담소는 알고 계셨으나

성착취 피해 아동 청소년지원센터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법인이 이 사업을 받아 활동한 시기가 길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부소장님, 상담 팀장님과 상담원 선생님께

본 법인과 부설기관 그리고 법인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성착취 피해 아동 청소년 지원센터 띠앗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드렸습니다.

특히 이제 3년차인 띠앗은 어떤 대상을 지원하고 어떤 지원들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상담에 대한 자발성이 낮은 청소년들에게 활동가가 직접 방문하여 상담을 할 수 있는 점이 띠앗의 큰 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원 대상의 연령도 만 24세까지 해당하기 때문에 더 폭넓은 지원이 가능한 점 역시 부각하여

성착취 피해에 노출된 지적장애 및 인지적 능력이 한정된 청소년들의 연계를 부탁드렸습니다.

회의 이후에는 기관 라운딩을 하며 인천해바라기센터(아동)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습니다.

앞으로 활발한 연대를 기대하며 기관방문 소식을 마치겠습니다.

 

 

 

2022년도 사단법인 평화의샘_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 공지

 

 

사단법인 평화의샘 입니다.

2022년도 사단법인 평화의샘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를 게시합니다.

 

여성의 인권에 걸림돌이 되는 차별과 폭력을 철폐하고 여성폭력 피해자의 권익을 증진시키는데

본 법인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사단법인 평화의샘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