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소진예방프로그램] 더 오래,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 잠시 쉬곤 합니다.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소진예방프로그램]

더 오래,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 잠시 쉬곤 합니다

 

“매일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니 힘드시겠어요”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라고 소개하면 많이 듣게 되는 말입니다. 조금은 맞고 조금은 틀립니다.
처음 피해자지원기관에 들어온 활동가들은 단거리 선수처럼 어깨와 코어에 힘 빡 주고 전력질주 하기 위해 출발선에 섭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죠.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것은 마라톤보다 더 긴 달리기이고,
활동가는 그 운동의 특성에 맞게 훈련하고, 쉬며 몸과 마음을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을요..

 

구석기 시대에 머무는 듯 도통 진화하지 않는 사법 체계, 그와 반대로 빠르게 진화하는 범죄 유형, 폭력을 개인의 책임으로 넘겨버리려는 듯 낮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활동가의 역할은 분명합니다.
흔들리는 사회 전반의 흐름에 몸을 싣고 방향을 읽어내되, 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나 감수성에 대한 인식은 확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휘몰아치는 현상과 이슈와 편견들속에서 우리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게 살피며 우리의 길을 가야하죠. 나는 어떤지, 동료활동가는 어떤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치거나 힘든건 아닌지 살피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치기 전에 잠시 몸을 움츠려 숨을 고르고 다음 도약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요. 더 오래, 끝까지 피해자의 곁에서 함께 하고 싶어 잠시 쉬는 것입니다.

2021년 천주교성폭력상담소에서는 역량강화와 쉼이 함께하는 활동이 될 수 있길 바라며 “Rest up!”과 “콧바람 솔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Rest up!에서는 지속가능한 반성폭력 활동을 위해 몸과 마음을 비우는 시간이었고, 콧바람 솔솔 프로젝트는 상담소 인근의 쉼 장소를 찾아 몇 발짝 움직여보자는 의미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소진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미뤄진 일들로 다음날이면 또 바빴지만 서로의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주고 신발끈을 다시 묶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천주교성폭력상담소가 콧바람 솔솔 쐬며 rest up! 한 곳을 소개합니다..^

1.”rest up!!, 수리수리 숲소리”

-소진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불 나듯 울리는 전화와 서류더미에서 돌아서야 하기에 잠시 일을 내려놓고 ‘오롯한 쉼’을 갖기로 했습니다.  이왕이면 장소도 꽉 막혀있는 서울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 있는 곳으로요… 그래서 가게 된 곳이 마곡사와 공산성이 있는 공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거 소진예방 맞아? 잠시만 걷기로 한 건대 왜 이리 힘들지? 이거 소진 아니야?”라는 말이 얼마나 많았는지…

2. 독립서점 탐방
– 다양한 테마로 운영되는 독립서점은 쉼과 즐거움을 함께 줍니다. 작년에는 퀴어페미니스트 책방 꼴과 당인리책발전소를 다녀왔고, 올해는 상담소 근방에 있는 대륙서점과 인왕산에 있는 초소책방을 다녀왔습니다.  온라인 서점에 익숙하던 활동가들도 다양한 주제로, 다른 사람의 손길이 묻은 채 놓인 책을 보면 함께 들춰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초소책방에서는 바라보는 곳곳이 서울이 아닌 것 같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서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하며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상담소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서로를 더 살피고, 스스로를 잘 돌보고, 일에서 잠시 멀어져 쉼을 갖을 것입니다^

 

안녕! 여름아 “자연과 함께~! 나와 함께~! 정선 힐링 캠프! “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무엇을 하고 싶나요?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싶기도 하고, 허한 마음을 가득 채우는 무엇인가를 추구하기도 하고, 어딘가 멀리 떠나 비워내고 싶기도 하지요. 우리는 잠시 나의 환경과 생각들에서 거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유혹과 자극들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고요한 자연 속에서의 시간은 몸과 마음의 활력을 되찾아줍니다.

 

 

 

 

여름이 지나기 전, 자연이 주는 치유를 경험하기 위해 평화의샘 생활인들과 캠프를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캠프는 생활인들의 주체성 강화와 자립에도 의미가 있었는데요. 생활인들이 캠프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어 프로그램을 이끄는 시간들을 마련하였습니다. 아우리지체험 해설자, 장기자랑 기획, 아침식사 기획, 아름다운 자연 사진작가 되어보기 등.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능력을 발휘하며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당당한 주체가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생활인들이 기획한 장기자랑 시간이 기억에 남네요. “선생님들! 우리가 진행하니까, 우리가 말한 말들을 잘 들어야해요!” 활동가를 이끄는 생활인들의 모습을 통해 단합력과 리더십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팀워크를 맞춰가며 코너를 준비하고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활동가들의 큰 도움 없이 해낸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거대한 절벽이 품고 있는 숙소에서 별을 보며 즐긴 바비큐 파티, 이른 아침 숙소 근처 냇가에서의 물놀이, 스카이워크와 동강레프팅 체험을 통하여 생활인들과 활동가들이 가까워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물을 싫어하던 생활인이 물놀이를 하고,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 하던 생활인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등의 변화가 의미있게 나가왔습니다. 처음 도전해보는 활동에 몇몇 생활인과 활동가가 걱정 반 기대 반 망설였지만, 함께 하기에 도전할 수 있고 용기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길가에 핀 꽃들에 관심을 갖고, 정글처럼 우거진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며 자연을 만끽하였던 장면들이 생생하네요. 이번 캠프의 목적이 “자극에서 벗어난 자연 속 치유” 였듯이, 바쁘게 짜여진 일정을 완수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한적하게 쉬기도 하고, 자연 속에 머물며 삶의 쉼표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은 옳고 그름을 떠나 무엇이든 허용해 줍니다. 비교와 평가, 낙인을 떠나 어떤 모습이든 허용해 주는 자연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우리는 옳고 그름을 떠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돌봐야합니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항상 변화합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나를 위한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고, 그럴만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를 알아차리고 돌보기 시작하면 마음의 아픔들이 조금씩 나아지며 이를 통해 행복해질 것입니다.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길 항상 기도합니다!

사단법인 평화의샘 2021년 활동가 역량강화교육(2021.11.05.)

사단법인 평화의샘 2021년 활동가 역량강화교육(2021.11.05.)

해마다 있는 활동가 역량강화교육, 2021년에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활동가들의 욕구를 기본으로 교육 주제와 구성 자체를 처음부터 함께 만들어갔는데요, 정말 다양한 교육 주제들이 많이 나와서 평화의샘 활동가들의 열정과 관심사를 새롭게 알 수 있었습니다. 투표를 거듭한 끝에 정해진 주제는 바로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
이쪽 분야에서 신뢰가 두터운 최하란-정건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 강사님들을 초빙하였고, 강사님들의 타이틀은 <여성을 위한 셀프 디펜스: 나와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었습니다. 매우 탁월한 진행력!!!

자기방어 훈련은 단순히 호신술을 습득하는 것뿐 아니라 ‘왜 내 안의 힘과 용기를 꺼내기가 주저되는지’를 들여다보는 여성주의적 실천입니다. 여성들이 위험에 대응하는 여러 전략보다 단순한 범죄의 피해자로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이는 언론과 나아가 사회의 시선을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자기방어 훈련은 시작합니다. 또 실제로 몸을 움직여 위험 상황에서 움츠러들기보다 고함을 지르거나 안전지대로 빠르게 이동하는 등 나의 안전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배워가는 활동이었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나’를 잊지않고, 침착하게 벗어나기, 무조건 피해자의 위치에 나를 설정하지 않고 내가 내 몸을 통제할 수 있는 주체일 수 있다는 상상력과 실천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활동가들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새로이 알아차린 소감도 나누었습니다.

운동을 안 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걸 신체적으로 실감함. 삐걱거리는 느낌이 듦.
자기방어 역시 건강과 유연함이 있어야 잘 실천될 듯함.
꼭 힘이 아니더라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큰 도움이 됨
움직이면서 생각보다 몸을 가동해도 괜찮구나 느낌.
무서우면 본능적으로 뒷걸음 치는구나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나 사이의) 불편한 각도를 알게 되었음.
내 몸은 위험한 상황에서 움츠러들고 긴장이 많고 수동적인 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음.
무서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 해야하는 지 알 수 있게 됨.
몸이 많이 굳어 있음. 긴장감을 가지고 있음. 동작을 간결하게 힘을 실어서 하는 일이 쉽지 않음.
손보다 발을 움직이는 것이 수월함.

그리고 이번 역량강화 교육은 활동가들의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심화과정에 대한 욕구도 많았습니다. 꼭 다음 기회도 만들어보고 싶은데요, 그때는 더 다양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2021년 평화의샘 랜선 홈커밍데이 후기_우리 모두의 안녕!

요즘, 안녕은 어떻게 하나요?

((안녕, 코로나 괜찮지? 백신 맞았어? 2차가 더 아프다며…))

여러분도 같은가요?

 

더운 여름… 띠리링~

‘작년에는 그렇다 치고 올해도요?’라는 아쉬움의 전화 음성을 홈커밍데이 날짜를 세고 있던  전 생활인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면 얼굴 보고 같이 밥 먹을 수 있겠지 싶었는데 올해도 역시 ‘우리 모두의 안녕’을 작년과 같이 랜선으로 진행하게 되었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고 서로의 ‘안녕’을 물을 수 있으니깐요!

 

2020년 1월. 코로나19 바람이 불기 시작 했습니다.

안전하고 편안한 안부를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고민했었죠.

그리고 선택한 두 번째 ‘2021년 랜선 홈커밍데이’

21년 홈커밍데이 관련 이미지

 

보내드린 영상 어떠셨나요? 반가우셨나요?

스케일 크~ㄴ 영화 보듯 놀랍고  지방 라디오 방송 듣는 것처럼 따뜻하셨을까요^^

늘 그렇듯이 평화의샘은 어떤 바람에도  자연스레 ‘우리 모두의 안녕’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아래는 2021년 홈커밍데이 영상을 본 후 평화의샘에 도착한 안녕 중 일부입니다.**

안녕_  벌써 12년? 13년이 지났네요. 그때의 기억과 그때의 향기 너무 그립습니다

안녕_  이제 슬슬 필기 공부 하려고 책도 사고 있습니다~ 보호관찰도 받구요~

안녕_  선생님들! 다들 보고싶어요

안녕_ 주부생활과 함께 알바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안녕_  언택트에 적응하며 지냅니다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네요

안녕_  16살 평화의샘에 살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저는 32살이란 나이가 되었네요.

안녕_  평화의샘에 들어오면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녕_  세상 살기 참 너무 힘들어요.

안녕_  남자친구가 생겨 둘이 동거하며 행복하게 잘 지내구 있어요~~

안녕_  저는 다온이가 벌써 4살이라서 너무 좋아용

안녕_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려고 계획하구 있구요

안녕_  제 맘이 제 맘 같지 않은 임신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안녕_  다시 용기내서 도전해보려 하고 있습니당ㅎ 벌써 제가 30살이라뇨… 곧31살…

안녕_  사랑하는 남편과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아기 두명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안녕_  새로 생긴 예쁜 손녀 때문에 주말마다 바쁘네요

안녕_  평화의샘이 22년이 되었다니… 놀랍네요 평화의샘에 좋은 기억밖에 없어요!!

안녕_  내년에 꼭 다시 만나요 내년에는 꼭 코로나 없기를 바래요…

……..

다 전하지 못한 안녕과 잠시 쉬고 있는 안녕에게 평화를 전하며 내년에 꼭 다시 만나요~

평화를 전합니다!

[에세이] 새벽출근

새벽출근

 

윤정

 

남편은 주중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30분 만에 준비를 끝내고 출근한다. 날씨가 좋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눈이 너무 많이 오거나 장마철에는 새벽 출근하는 남편이 안쓰럽다.

 

이렇게 벌써 11년째다. 남편은 단 한 번도 늦잠을 자서 지각한 적이 없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본사가 서울 용산에 있었다. 지금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직장이 있어 아이를 낳고 7시 전에는 집으로 와서 항상 함께 아이 목욕을 시킬 수 있었다. 나보다 더 아이를 잘 씻기고 잘 재웠다. 아들이 태어나고 육아를 하면서 나는 저녁 6시가 되면 늘 베란다에서 남편의 퇴근만을 기다렸었다. 그 시간이 나에게는 휴식 시간이 되었다.

 

아들이 7살이 되던 해에 남편이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회사가 대전으로 이전하기로 했어…. 대전으로 출퇴근해야 할 것 같아….” 우리 둘은 앞으로 대전으로 출퇴근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의 힘듦이 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라고 하면 가야지 뭐….”

 

이전이 결정되고 한 달 뒤 남편은 매일 대전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새벽 5시에 기상해서 씻고 바로 집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서울역까지 버스를 타고 내려 대전역까지는 KTX를 타고 갔다.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거다. 당연히 출근 시간의 버스도 앉아서 갈 자리는 없고 KTX에도 자리가 없을 때도 종종 있다고 한다.

 

돌아올 때는 그나마 사무실이 대전역 안에 있어 버스를 타는 시간은 줄일 수 있지만, 퇴근길의 KTX 안은 지하철만큼 붐빈다고 한다. 간혹 자리가 있어 앉아 있다가도 입석으로 탑승한 어르신들을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하지 정맥이 심각한 상태이다. 이것도 직업병이라고 해야 하나….

 

매일매일 4시간의 긴 출퇴근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오면 늘 녹초가 되어있었다. 처음 대전으로 발령받고 1~2년까지는 적응하느라 감기를 달고 살았다. 나 역시 매일 함께 육아했던 남편이 늦게 들어오고 일찍 잠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지쳐갔다. 힘든 출퇴근 시간을 보낸 지 5년이 지나갔다.

 

올해 초 남편이 본사에서 서울로 지사를 내기로 했고, 본인이 지사 담당자로 오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동안 너무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쁜 소식이었다. 나도 일을 시작한 상황에서 남편의 이른 퇴근은 분명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드디어 나도 회식 자리에 갈 수 있겠구나!! 퇴근하고 바로 집에 가지 않고 운동도 하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는구나!

 

서울 지사로 발령받고 5년 만에 서울로 출근하게 된 첫날, 남편은 5년 만에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아침을 먹지 못하고 출근해서 배가 고파 점심을 먹기 전 커피믹스를 3잔이나 마신 탓인지 초기 당뇨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미숫가루도 싸줘 보고 찰떡도 싸줘 보고 여러 가지 해봤지만, 아침을 안 먹게 되는 상황이 더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침밥을 준비하면서 그동안의 마음의 짐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7시 30분에 출근하게 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살도 조금 더 붙어가는 것 같았다. 퇴근해서 오면 7시쯤 되니 아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줄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저녁 설거지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이렇게만 지내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다. 하지만 내가 꿈꾸던 생활은 4개월 만에 끝이 났다. 다시 대전 본사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남편은 대전 본사의 본부장으로 가는 것이니 더 좋은 인사이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왠지 얼굴은 좋은 인사이동에 맞는 밝은 얼굴이 아니었다. 나는 무슨 그런 회사가 있냐며 화를 냈다. 서울로 보낸 지 몇 개월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본사로 복귀라니…. 너무나 화가 났다. 그리고 남편이 또다시 새벽 출근에 저녁 9시가 되어야 집에 올 수 있는 상황에 분노했다.

 

힘내라는 말보다 더 위로와 힘이 되는 말이 있을지 고민해 보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내일은 새벽만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기를…

 

2021.10.20

[에세이] 나는 내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나는 내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

 

2021년 10월21일

목가

 

나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친척어른의 권유로 해운회사 사장실에서 비서일을 하였다. 이후 회사의 합병으로 대기업의 영업부로 발령이 났다. 1985년에는 대기업에서 대졸여성을 채용하기 시작하던 때라 회사에는 치열한 입사시험으로 경쟁하여 입사한 몇몇의 대졸여사원들이 있었다. 출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부장이 고졸 여성 사원에게 욕을 하자 부하직원들은 부장은 원래 욕쟁이라며 낄낄대고 웃는 상황이 매우 불편하였고, 여성 직원 책상위에 서류뭉치를 패대기치는 것을 목격하며 뭔가 이상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2회의 영어토플시험점수는 인사고과에 반영되어 연말 보너스의 퍼센트를 결정하는 구조였다. 연300%의 보너스는 시험성적에 따라 점수가 낮은 사람들의 보너스 비율이 점수가 높은 사람들에게 가는 구조로 나는 항상 300%에 못 미치는 보너스를 받았다.

 

아버지는 내가 대학 4학년때 사업을 접었고 직장 다니는 동안 병으로 입원을 하신 상태라 생활비를 벌기위해서는 회사를 다녀야만 했다. 대기업이라 급여는 많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영어시험을 보고나면 성적이 평균에 못 미치는 직원들을 상무는 자기방으로 불렀다. 상무에게 불려가 ‘당신이 우리 부서의 평균점수를 깍아 먹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나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자괴감이 들었다. 대학시절 친구들은 학교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였지만 나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유학이라는 것을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 관심도 없었지만 따로 영어공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운회사라는 특성상 외국어는 업무를 진행하는데 필요하였기에 항상 마음 졸리며 회사생활을 했다. 그렇게 4년이 지나고 어느 날 사원증을 다시 만들기 위해 찍은 증명사진 속에는 매우 화가 난 낮선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사진을 본 순간 더 이상 회사생활을 한다면 나는 점점 불행해질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어머니에게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자 말릴 것 같았던 어머니는 쉽게 ‘네가 원하면 그래라’라고 하여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퇴직금과 모아놓은 돈으로 일 년 동안의 연구원 수강과 생활비를 마련한 나는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퇴사하는 날 너무 행복했고 일 년이 지난 후 다음해 디자이너회사의 취업에 성공을 했다.

패션회사의 근무시간은 오전8시반부터 오후7시까지지만 정해진 퇴근시간이 없는 3D업종이었다. 어버이날이나 공휴일에 더 바쁘며, 패션쇼를 앞두고는 한 달 전부터 밤10시 퇴근이 당연시되고 행사 전날에는 밤을 새는 것이 다반사였다. 공휴일도 ~날이 아닌 ~절만 쉴 수 있었다. 급여는 내가 다녔던 대기업의 1/2도 안 되었고 보너스도 없었지만 나는 전공을 살릴 수 있다는 기쁨과 늦은 퇴근시간에도 직장동료들과 한 잔의 맥주를 마시면서 버틸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상담소는 나의 세 번째 직장이며 가장 오랜 기간 일을 한 나의 마지막 직장이 될 것이다.

상담소에 입사한다고 했을 때 주변사람들은 급여가 너무 적다고 걱정을 했다. 상담소 입사를 앞두고 길에서 만난 아는 의류회사직원이 자기네 회사에 사람을 구한다며 상담소 급여의 2배 이상을 말했지만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고 차별이 있는 곳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주말을 온전히 내 시간으로 쉴 수 있는 조건이라면 사람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내가 거부할 수도 도망갈 수 없이 나를 옥죄고 있는 문제다. 함께 살고 있는 어머니의 치매로부터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치매가 있는 어머니에 대한 보살핌은 서서히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다보면 화가 나서 큰소리가 나고, 나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아무리 이야기하고 설명을 해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불통의 관계, 매일 반복되는 생리현상의 흔적들, 기본적인 에티켓 조차 안 되는 기약 없는 행동들.

 

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일까? 앞으로 남은 삶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할까? 나의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21년 가을, 전북 수지에니어그램 “자신을 이해하는 캠프” 를 떠났어요~! ”

“ 2021년 가을, 전북수지에니어그램 “자신을 이해하는 캠프” 를 떠났어요~! ”

 

 

 

2021년 가을,🍁

평화의샘 생활인들은 함께 “ 나로 세상과 살아가기 위한 자기이해 및 성장캠프! 전북 수지에니어그램” 에 참여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전주로 향했습니다. 단풍이 붉게 물든 전주의 기차역이 생활인들을 환영해 주었구요, 가을이 깊어지듯 생활인들의 마음이 깊어진 시기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전주에 왔으면 한옥마을이 가장 떠오르죠? 생활인들의 즐거운 첫 시작의 의미를 담아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첫날은 전주한옥마을에 들렀어요. 개화기 체험과 한옥마을의 유래, 어진전에 들러 생활인들이 직접 문화를 설명하는 시간과 전주향토음식을 맛보는 문화체험시간을 보냈습니다.

 

 

 

남은 이틀 동안은 자연 속에 둘러싸인 전북 수지에니어그램 센터에 방문하여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9가지 도표와 180장의 카드를 통하여 진정한 나의 모습, 나의 강점, 삶의 방향, 존재의 이유, 앞으로의 과제와 해결방법들을 찾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욱 큰 시너지를 얻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행복을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 희망의 초대를 받고 온 사람이구나! ” “존재만으로도 사랑이 넘쳐나는 구나!” “무엇이든 잘 할 수 있구나!” “사실 많이 아파요.” “외로웠구나” 등 자신을 알아가며 표현하는 시간이 었습니다.

 

자기이해 및 스스로를 돌보겠다는 다짐,

감정의 알아차림과 눈물을 통한 해소,

아픔과 힘겨움을 수용하고 표현함으로써 시작된 변화.

 

자신에 대한 이해를 넘어 함께 생활하는 다른 생활인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소 참여를 어려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생활인들의 끈기와 성장, 치유를 위한 큰 자원이 내면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는 어떤 능력을 가졌으며, 무엇을 하기 위해 온 존재인가? 나의 존재성에 대해 아는 것은 마치 북극성과 같습니다. 길을 잃더라도 길을 찾게 해주는 북극성. 존재성은 전생애의 큰 방향성이며 삶을 살아가는 기둥이며, 성장 및 변화하게 해주는 주요한 깨달음 입니다. 우리 평화의샘 생활인들이 에니어그램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는 시간을 내어주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생활인 모두 자신을 위해 애써주어 고마워요. 우리에게  멋진 시간을 만들어준 마지송 선생님, 김철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에 행복을 전하기 위해 온 존재”

“세상에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온 존재”

“세상에 희망의 초대를 주고 받기 위해 온 존재”

“세상에 무조건적 사랑을 주기 위해 온 존재”

 

때론, 모든 것이 힘들지라도, 세상에 필요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마음 안에 간직하며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아청법 개정 1년, 그리고

얼마 전 평화의샘 활동가들은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여했다. 2020년 5월 일부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중 ‘대상 아동·청소년’ 삭제, 시행 1년 평가 토론회였다. ‘자발·강제’여부와 상관없이 성착취(성매매 등) 피해 아동·청소년이 보호받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 성과와 한계에 대해 돌아보는 자리였다. 온라인이었지만 전국의 수많은 활동가가 참여하였고 청소녀들의 성착취 피해나 그에 대한 지원과정에서의 한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화의샘이 지원하는 사건들 안에서도 여전히 사회적인 시선의 냉랭함과 조사과정에서 청소녀들이 처한 척박한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성매매 대상청소년에서 피해청소년으로 개정된 이후에도 여전히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 의식은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에도 만 14세 지적장애 청소녀의 성착취 사건을 인지한 경찰이 피해청소녀를 우범소년으로 인식하고 치료감호를 위한 송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대해 경찰에게 아청법 개정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 뒤, 개정의 취지 및 청소녀를 우범소년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을 설명했다. 또한 피해 청소녀를 보호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경찰과 수차례 논의를 거듭하여 설득하여 송치 계획을 제지할 수 있었고,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와 자비 없는 처벌을 위한 의견개진도 했다.

그나마 개정된 법이라도 있으니 이러한 의견개진이나 설득이 조금 더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수사 과정에 대한 예민한 관찰이 없으면 성착취 피해 청소녀에 대한 낙인과 처벌을 쉽게 놓칠 수 있는 위험은 여전히 있다. 청소녀의 성착취 피해의 원인이 청소녀에게 있지 않고 청소년의 성을 착취하고자 하거나 이미 착취한 가해자들의 몫이라는 인식개선활동은 법개정의 변화가 있음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포털사이트에서 아청법 개정을 검색해보면 법무법인들의 홍보성 글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청법 개정되어서 청소년과 성적인 대화를 시도한 경우 실형을 받을 수 있다’거나, ‘억울한 고소를 피하기 위해서는 잘 대응해야 한다’, 혹은 ‘성범죄에 가해자로 휘말리게 될 때 도와드리겠다’ 등의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세상이 한 발 변화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한 발 뒷걸음치기도 하고 세상을 교란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거꾸로 가는 이들의 반격에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대응할 액션과 운동은 늘 한결 같지만, 결국 우리가 끝까지 붙잡고 가야 하는 건 ‘청소녀들과 끊임없이 연대하기’일 거다. 가장 최전선에서 싸우는 건 바로 청소녀들이니까. ‘연대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여성폭력 긴급간담회] 성적자기결정권, 비동의 강간죄 도입으로부터

 

 

최초공개! 두둥, 띠앗 활동가들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띠앗입니다!

올해 처음 등장하게 된 NEW FACE 띠앗의 화려한 활동 기록들을 보며

저희 활동가들이 너무 궁금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희가 연말을 맞이하여 최초로! 활동가들의 PR카드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두둥!

공개된 PR카드는 활동가 본인들도 인정한 싱크율 100%를 자랑한답니다ㅇ.<

사실인지 궁금하시다구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연락주세요.

도움이 필요한 분이라면 PR카드보다 조금 더 예쁜 활동가들이 늘 반갑게 맞이해드릴게요♥